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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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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미 원전 협력, 유럽부터 공략한다…방산 원전주 쓸어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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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정상회담 ◆

매일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소인수 정상회담 중 바이든 대통령 쪽을 향해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소인수 회담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72분간 진행됐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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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의 가장 큰 경제적 성과는 한국이 미국 방산 시장에 수출 활로를 열게 됐다는 것과 양국이 유럽을 타깃으로 원전 공동 수주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 간 국방 산업 분야 협력의 잠재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인식하면서, 양 정상은 국방상호조달협정(RDP)에 대한 논의 개시를 포함해 국방 부문 공급망, 공동 개발, 제조와 같은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넣었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에 이른바 K방산을 진출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RDP는 미국 국방부가 동맹국·우방국과 체결하는 양해각서로, 체결국 상호 간 조달 제품 수출 시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자신들에게 무기를 수출하는 업체에 '미국산 우선구매제도'를 적용하고 있는데, 금액 기준으로 전체 원가의 55% 이상을 미국산 부품비로 채우지 않으면 수출 원가에 50%가량 할증을 부과한다. 다만 RDP 체결국에 한해서는 해당 규정을 채우지 않아도 할증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 비율이 65%, 75%까지 높아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군수조달협정을 미국과 체결해 우리 방위산업체들이 미국 시장은 물론 미국과 군수조달협정을 체결하고 있는 나라들로 시장을 확대하고 다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고등훈련기 등 군용 항공기와 LIG넥스원의 유도무기체계인 천궁, 현무, 비궁 등이 RDP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RDP 체결 이후 고부가가치 품목인 군용 항공기, 유도무기 등 완제품의 대미 수출 가능성이 열리는 만큼 국내 방위산업에도 새로운 전기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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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공동성명에 적시된 전략적 경제·기술 파트너십 분야의 핵심 중 하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이 그간 원전 원천기술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는데, 양국 정상이 협력체를 통해 해결에 나서고 한국과 미국이 유럽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해 우위를 점하려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유럽 원전 시장에 한국과 미국이 공동 진출하게 된다면, 이미 유럽 내 안보 등의 문제로 경쟁력을 잃은 러시아와 중국, 최근 쇠락하고 있는 프랑스를 제치고 한국과 미국이 이 시장을 다 먹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에서 건설 중인 원전이 9기, 계획을 검토 중인 원전이 32기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달 21일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폴란드 루비아토보·코팔리노 원전에서 한미 공동 수출 첫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서도 한미가 나란히 본입찰에 참여해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미 원전동맹은 2030년 이후 본격화할 최대 600조원 규모 차세대 원전 시장,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SMR는 기존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기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출력은 300㎿ 안팎 수준으로 기존 대형 원전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안정성과 경제성이 월등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차세대 발전 기술로 기대를 받고 있다.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도 반색했다. 서방 진영에서 가장 앞선 원전 주기기 제작 능력을 지닌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원전 시공 능력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미국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원전 제작·시공 등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박인혜 기자 / 백상경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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