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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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전했다.
정 씨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출연 소식을 알리면서 “어머니가 박 전 대통령님께 편지를 쓰셨다”라고 예고했다. 이후 가세연 방송에 얼굴을 비춘 정 씨는 최 씨가 자필로 쓴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를 낭독한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는 “아마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전하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며 “정 씨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함께 동봉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저희도 박 전 대통령에게 전할 방법이 없어서 편지 내용을 방송에서 공개하게 됐다”라고 의도를 전했다.
두 장 분량의 편지에서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독일 떠나기 전 마지막 인사를 드린 후 오랜 세월 동안 못 뵈었다”라며 “이제는 만나뵐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고 서신도 직접 전달이 어려울 것 같아서 저희 딸을 통해 이렇게라도 서신 드린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독일 떠나기 전엔 이런 무서운 일이 펼쳐져서 대통령님께서 수감되시고 탄핵되시는 일이 벌어질 줄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라며 “제가 곁에 없었더라면 이런 일을 당하시지도 않았을 것이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치시고 국민들의 기억에 오래 남으셨을 텐데 죄스럽고 마음이 고통스럽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저희 딸 유라가 자기가 말을 안 탔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께 너무 죄송하다는 말에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이었다”라며 “대통령님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아이의 승마가 한 국회의원의 선동과 거짓으로 어린 시절부터 아이에게 좌절과 절망을 겪게 하였고, 온 나라를 혼돈에 빠뜨렸다”라고 했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 전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교도소에서 봤다는 최 씨는 “박 대통령께서 역경의 탄핵을 당하시고 4년 넘게 수감생활을 통한 건강 이상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취임식에 참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 무언의 메시지는 국민 통합이고 화합을 바라시는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재판에 저랑 박 대통령을 경제공동체로 엮어 뇌물죄로 기소한 그 당시 수사팀들도 이제 박 대통령의 그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라면서 “그것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나서서 박 대통령님이 명예를 찾아주는 길에 나설 것이라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하게 된다’라고 밝히셨듯이 박 대통령님의 침해되었던 날들도 되찾으시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끝으로 “박 대통령님께서 취임식에서 보여주신 통합과 화합의 길에 많은 국민들이 함께 해주시리라 생각한다”라며 “이제 부디 남은 삶 명예를 되찾으시고 진실이 밝혀져 편안한 삶을 사시길 기원드린다. 앞으로 건강하시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들과 달성 사저의 주민분들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란다”라고 글을 맺었다. 편지의 하단에는 “2022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 드립니다. 최서원 드림”이라고 적혀있다.
아울러 최 씨는 딸 정 씨에게도 세 장 분량의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유라에게’라고 시작하는 해당 편지에서 그는 “엄마에겐 5월이 가장 잔인한 달인 것 같아. 할아버지 기일도, 어린이날도, 우리 첫 손주의 생일도 아무것도 해줄 수도 할 수도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며 “첫 아이가 훌쩍 커서 섭섭하다는 너의 글에 언제나 우리 손주들을 안아보고 같이 놀이공원도 가고 할 수 있을지…”라고 비통해했다.
이어 “네가 말을 타면서부터 시작되었던 안민석 의원의 의혹 제기는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은 허구였고 급기야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딴 것까지 매도당했던 너의 가슴 아픈 젊은 날들을 아직도 반성조차 없는 그의 넋두리 같은 말은 이제 역겹기까지 하네”라고 자신의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또 조 전 장관에 대해선 “2014년 네가 친구와 했던 다툼 중에 있었던 말을 마치 2016년에 쓴 것같이 그것도 두 줄만 발췌해서 페이스북에 옮겨 탄핵에 불을 지르고 너를 고통 속에 몰아넣었던 이가 자기 딸이 기자들이 밖에 있다고 가슴 아프다는 말을 했을 땐 본인의 자식만 귀한 줄 아는가 보다 생각했다”고 썼다.
최 씨는 “그런 사람이 너에게 준 고통을 이제라도 밝히고 명예훼손 고소한 용기를 낸 것에 얼마나 가슴에 응어리가 졌으면 용기를 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저며온다”며 “6년 동안 혼자 버텨왔던 너의 마음이 용기를 낸 것은 아이들의 미래가 결코 너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바람이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마지막 남은 삶의 소원은 정 씨와 손주들이 따뜻한 세상에서 사랑받으면서 살아가는걸 보는 것이라고 했다. 최 씨는 “그냥 평범한 삶을 살지 않은 엄마여서 그렇게 너의 젊은 삶이 모두 매장당한 것 같아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그래도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잘 견뎌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최 씨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며 구속기소돼 지난 2020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 벌금 200억 원을 확정받고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투데이/이혜리 기자 (hyer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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