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서 바이든과 회동 논의중…文측, 대북특사 논의 등엔 선그어
"잊혀지고 싶다" 했지만…5·18 희생자 추모 등 메시지 활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인사하고 있다.[문재인 전 대통령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국을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오는 22일께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바로 다음 날인 23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모제에 참석하기로 하는 등 퇴임한 지 약 2주만에 다시금 언론의 조명을 받는 상황이 됐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 세부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이 21일로 예정된 만큼 이튿날인 22일에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회동 장소로는 서울 모처가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촘촘한 탓에 회동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늦게 한국에 도착해 경제안보 또는 안보 관련 일정을 소화한 뒤 21일에 한미정상회담을 한다.
22일에는 또다른 경제안보 혹은 안보 관련 일정에 참석한 뒤 이른 오후에 출국한다.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 측이 먼저 회동을 요청했던 만큼 여전히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19일에는 가부 간에 결정이 나지 않을까 본다"라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회동이 성사될 경우 문 전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문 전 대통령 측은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회동에 임하게 되면 사전에 의제를 정해두지 않고 자유롭게 대화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대북 문제 등에 대한 중대한 결정사항이 논의되는 자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문 전 대통령 측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현재 북한이 계속되는 무력도발 속에 핵실험 징후까지 노출하고 있는데다 최근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한반도 정세가 점점 복잡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양측의 대화 테이블에 대북정책 관련 이슈가 어느정도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전 정상 라운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문 전 대통령은 23일에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에서 엄수되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모제에 참석할 계획이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추도식에서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밝혔고, 그 후 지난해까지는 추도식을 찾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종료에 즈음해서는 자신의 퇴임 후에 열리는 이번 추도식에 대해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주변에 참석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연합뉴스 및 세계 7대 통신사와의 서면인터뷰에서도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탄핵 후폭풍과 퇴임 후의 비극적인 일을 겪고서도 우리 정치문화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하는 등, 정치권에 대한 메시지를 낼 때 노 전 대통령을 거론하곤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이번 추도식에서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정치권에 대한 언급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이처럼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것과 관련, 임기 도중 "임기를 마치면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공언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이 땅의 민주주의에 바쳐진 고귀한 희생과 위대한 시민정신을 기린다"고 추모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그러나 "바이든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나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5월 23일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한 후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김해 공동 사진취재단] |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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