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광주 5·18 기념식에 참석해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등 '불모지'인 호남에서 보수 정당으로서 전례가 없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에 질세라 더불어민주당도 5·18 기념식에 100여명의 의원이 참석해 오월정신을 이행할 정치세력은 민주당임을 강조하는 한편, 윤 대통령 기념사에 '5·18 광주 정신 헌법 수록'이 빠졌다고 견제구를 날리며 '텃밭' 사수 의지를 드러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후 광주 등 호남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각각 지방 권력 사수와 탈환을 다짐하며 표심 공략을 이어갔다.
광주행 특별열차에서 여당 의원들과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당 소속 의원 99명 등 100명은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출발한 '광주행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내려가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새 정부 장관들, 대통령실 참모진까지 당정 인사 100여명이 함께한 '여권 총출동'이었다.
의원들은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도 제창했다. 그간 보수 정당이 보여온 모습과 180도 차이 나는 파격 행보의 연속이었다.
이 대표는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감개무량하다. 저희 당에서 2년 가까이 해왔던, 호남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노력의 결정체"라며 "앞으로 저희의 이 변화가 절대 퇴행하지 않는 불가역적인 변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승용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집권여당으로서 5·18 정신을 국민 통합과 지역 발전의 에너지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한다"며 "국민의힘이 광주의힘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인 권성동 원내대표, 김기현 의원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까지 광주와 전남, 전북을 돌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집권여당이 호남 지역 발전을 위해 예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권 원내대표는 호남의 정치적 여건과 관련해 "민주당의 일당독재, 일당 전유물이 된 상황"이라며 "전남지사로 이정현 후보가 당선되면 원내대표로서 대통령을 설득해 이 지역에 '예산 폭탄'을 투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5·18 정신 헌법 수록' 이행 의지도 확인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CBS 라디오에서 "국가 지도자가 약속을 다 했고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며 "개헌 논의가 이뤄질 때 자연스럽게 들어갈 것"이라고 했고,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문제에 대해 "당 의견을 수렴해 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
이날 민주당에서도 오전 5·18 기념식 참석을 위해 전체 167명 중 60% 수준인 100여명의 의원이 광주행에 올랐다.
민주당은 광주로 총결집한 국민의힘 견제에 주력하며 '텃밭' 민심 사수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국민의힘이 의욕적으로 펴는 서진(西進) 정책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광주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한 정권의 후신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 소속 의원들이 일제히 광주를 찾았다 하더라도 진솔한 반성을 하지 않고는 용서를 구할 수 없고 호남 민심도 얻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나와 국민의힘이 학살 세력, 군사정권인 민정당의 후예이지 않나"라며 "진정으로 반성하고,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고,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했던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기념사에서 언급하지 않은 점을 집중 부각하면서 민주당이 이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5·18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5·18 정신의 헌법 수록 약속이 빠졌다고 비판하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이뤄질 때 헌정특위를 만들어 5·18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는 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하며 호남 민심과 동행할 정치세력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5·18 기념식 후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당 지도부와 지방선거 후보가 모인 가운데 현장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고 지방선거에서 당의 지역 기반인 호남을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지난 4년간 광주·전남을 민주·인권의 도시를 넘어 혁신의 도시로 발돋움시켰다"라며 "지방선거 승리로 더 큰 광주·전남을 만들어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서 중앙선거대책위 개최하는 민주당 |
yjkim84@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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