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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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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봉 “기술·역량 잇는 ‘BTS 전략’으로 청년고용 파고 넘을 것”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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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새 정부 인력개발 방향은

전 국민 생애 맞춘 직능 개발 지원 목표

인적자원의 가치 높이는 재교육에 중점

VR·AR 등 신기술 활용 디지털 인재 육성

중소기업 지원 사업

전국 11곳서 능력개발주치의 시범 운영

기업 맞춤형 인력 훈련 프로그램 제시

2021년 1만 1217개 中企 대상 직업훈련도

청년지원 사업은

2022년 해외 취업 등 5000여명 지원 계획

공정 채용 문화 조성 위해 매뉴얼 제작

하반기부턴 채용 기출문제 서비스도

세계일보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17일 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 집무실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도래와 4차 산업혁명 가속화에 발맞춘 인력개발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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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내 노동시장 초미의 관심사는 단연 일자리다. 새 정부 공약대로 공공부문이 주도했던 일자리 창출이 민간 영역으로 무게추를 옮기면 인력 수요가 질적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확대는 다양한 근무 형태와 쪼개기식 일자리를 양산할 수도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도래로 산업 구조가 개편돼 ‘산업 역군’의 패러다임도 바뀔 전망이다.

이 같은 노동 격변기에 인적자원 개발과 취업을 지원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역할과 신속한 대응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17일 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 집무실에서 만난 어수봉(66) 이사장은 정권 교체기에도 흔들림 없는 사업 추진 의지를 보였다. 어 이사장은 “인력 개발은 정책 기조에 따라 방향이 수정되지 않는다. 사회적 요구나 세대 변화에 맞춰 바뀌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산업과 기술을 이끌 인재 육성 측면에서 공단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 이사장은 문재인정부 초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역대 최대인 16.4%로 이끈 바 있다. 지난해 3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으로 취임해 격변하는 노동 환경에 뒤처지지 않도록 인력개발 사업을 혁신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전 국민 생애단계별 직업능력 개발 지원을 비롯한 윤석열정부 국정과제 보조 사업들을 막힘없이 풀어냈다. 산업 전환 시대에 기술과 역량을 연결시켜 주는 다리 역할, 이른바 ‘BTS(Bridging Technology and Skill)’ 전략으로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국가자격시험 주최 기관의 장으로서 최근 공무원 출신 수험생들의 시험 면제 제도가 공정성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공정하다고 느끼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며 “단순히 세대 간 대립이 아닌 건설적인 논쟁으로 흘러야 한다”는 소신을 내비쳤다. 다음은 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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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 취임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대면 서비스로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집체교육과 해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가자격시험이 잇따라 연기되고 해외 국가별 입국제한에 따른 취업비자 발급 보류·계약 취소도 빈발했다. 시험장에서도 직원들이 방호복으로 ‘완전 무장’하고 감독하는 등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포스트코로나를 맞아 사업 전략은.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비대면·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공단 사업부터 혁신해야 한다. 공단 사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완성해 한국형 인적자원개발(K-HRD) 시스템을 구축할 생각이다. 우선 ‘디지털 국가자격시험센터(Digital Testing Center)’를 수원에 구축해 자격시험의 디지털전환 교두보를 마련했다. 모바일 자격증을 시행하고, 자격정보의 초연결 디지털 플랫폼 구축 등 국가기술자격증 활용의 디지털전환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직업능력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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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해외취업도 활력이 돌 텐데.

“청년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면 해외에서의 경험에 대한 수요가 적잖다. 특히 지난해는 일본에서 코로나19 탓에 취업비자를 안 내줘 일본 기업과 채용계약을 맺고도 국내에 발이 묶인 청년들이 약 400명 정도 됐다. 올해 입국제한이 풀리자마자 단계적으로 출국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5000명에게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것이고, 그 이상이면 더 좋다. 내년부터는 반드시 취업이 아니더라도 단기 ‘해외 일 경험’ 형태로 나가는 경우도 지원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나.

“윤석열정부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국정목표로 삼았다. 고용 안전망을 강화하고 전 국민의 생애단계별 직업능력 개발과 일터학습 지원 등으로 국가적 고용위기를 타파하겠다는 뜻이다. 공단도 우리나라가 직면한 고용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과 사명이 있다. 노동의 가치는 결국 ‘몸값’이다. 몸값 낮은 사람이 존중받기 어렵기 때문에, 인적자원의 가치를 두루 올리면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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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과제와 연계한 사업 준비는.

“산업 대전환 시대에 대비한 인력 개발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핵심은 전 국민이 생애단계별로 필요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기술을 접목한 원격훈련 플랫폼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 가능한 스마트 직업훈련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지역산업 직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신기술 분야 훈련이 가능한 전문기관(공동훈련센터)을 선정해 훈련과정 개발·운영 등도 컨설팅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등이 자율적으로 직업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수요자 맞춤형 직업훈련 지원제도도 안착시킬 것이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산업 전환기에 도태될 우려가 크다.

“매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직업능력개발훈련에 참여하는 중소기업 비율이 4% 안팎인 실정이다. 중소기업의 직업훈련 참여 문턱이 여전히 높다. 이에 ‘현장맞춤형 체계적 훈련지원 사업’을 통해 참여율을 제고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미 전국 14개 중소기업훈련지원센터를 선정해 1만1217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실시했다. 정부 주도의 훈련 공급 체계 외에도 사업주와 노동단체가 참여하는 전국 17개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RSC)가 훈련 수요를 발굴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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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탄소중립과 맞물려 육성 문제가 대두된다.

“최근 급부상한 ‘메타버스(Metaverse)’를 예로 들면 기성세대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메타버스에서 작업 받고, 활동하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린 텐데 전 국민에게 적응 방법을 당장 가르쳐야 할 판이다. 근로자 육성은 능력 개발 전환인 ‘리스킬링(Reskilling)’과 취득한 기술을 향상하는 ‘업스킬링(Upskilling)’이 핵심이다.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를 운영해 리스킬링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달 현대자동차 등 14개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를 최초로 선정해 운영기관 약정을 체결했다. 업스킬링 수단으로는 전국 20개소의 ‘K디지털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디지털 융합 훈련시설과 장비 등을 중소기업 근로자, 청년 구직자에게 제공해 디지털 분야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청년들의 일자리 불안도 여전하다.

“청년 구직자의 취업역량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스스로 채용시험 문제를 풀어 볼 수 있는 학습 시스템을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서비스한다. 기업과 학생을 매칭해 실제 채용까지 연계하는 일·학습 병행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기업이 주도해 운영하는 민간자율형 일·학습 병행 시범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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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채용이 시대의 화두다.

“최종 면접자 대상 탈락사유 자율적 피드백 방법 등을 제공하는 ‘공감채용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다. 청년들의 공정한 채용기회를 보장하자는 취지다. 공단이 주최하는 국가자격시험에는 AI를 활용한 피드백 시스템을 지난해 일부 도입했는데 시험 만족도가 실제로 높아졌다. 향후에는 400여개 국가자격시험에 모두 적용하려 한다. 인력공단 채용 과정에서 먼저 활용할 계획도 있다. 연간 경쟁률이 100대 1 정도로 1만여 명이 지원하는데, 올해 하반기 채용에 도입해 볼 생각이다. 새 정부의 산업 디지털 대전환 기조에 맞는 우수사례로 키워보고 싶다.”

―국가자격시험 공무원 특혜 제도 ‘공정성 논란’이 거세다.

“공무원 시험 면제를 주는 방식에 대한 청년세대의 반발은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화두를 던졌다. 기성세대 경력을 어느 정도로 인정해줘야 공정하냐는 질문이 새롭게 주어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합의로 유지돼왔던 특혜가 사회 변화에 따라 불공정한 것으로 인식됐다. 어느 쪽이 맞느냐, 시비를 가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경력인정제도에 대한 논란이 단순히 세대 간 갈등 조장이 아닌 건설적인 논쟁으로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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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개발 전담 주치의’ 제도화를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직업훈련 참여가 저조한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에게 인적자원 개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심는 것이 목표다. 기업에 필요한 능력개발 서비스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올해부터 능력개발 전담 주치의 기능을 수행하는 중소기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11개 소속 기관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또한 ‘주치의’들을 인력공단 각 지사에 최소 5명씩, 전국적으로 150명 이상 양성하려고 한다. 기업에 대해 진단하고 처방을 하려면 능력이 있어야 되니까, 공단 자체적으로 직원 재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어수봉 이사장은 ●1956년 인천 출생 ●서울대 경제학 학사 ●미국 밴더빌트대학원 경제학 박사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장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이사장(現) ●한국직업방송 대표(現)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 회장(現)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現)

대담=김수미 사회부장, 정리=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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