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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女 테니스 미스터리?' 은퇴 시즌에 밥 먹듯 우승하는 맏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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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제1회 대한테니스협회장배 전국 대회 여자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NH농협은행 최지희(왼쪽)-김다빈(한국도로공사)이 포즈를 취한 모습. 양구=대한테니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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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테니스협회장배 전국 대회 여자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NH농협은행 최지희(왼쪽)-김다빈(한국도로공사)이 포즈를 취한 모습. 양구=대한테니스협회
한국 여자 테니스 베테랑 최지희(27·NH농협은행)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잇따라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최지희는 16일 강원도 양구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제1회 대한테니스협회장배 전국 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 여자 복식과 혼합 복식을 제패했다.

이날 최지희는 김다빈(한국도로공사)과 나선 여자 일반부 복식 결승에서 김나리-홍승연(이상 수원시청)을 눌렀다. 세트 스코어 2 대 0(6-3 6-2) 완승으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경기 후 최지희는 "상대가 강한 팀이지만 오늘 우리 두 사람 전술이 잘 먹혔다"면서 "초반부터 흐름이 좋았고 집중력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여세를 몰아 최지희는 남지성(세종시청)과 호흡을 맞춘 혼합 복식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신승훈(도봉구청)-김신희(경산시청)를 역시 2 대 0(6-3 6-1)으로 완파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남지성도 팀 후배 홍성찬과 남자 복식 정상에 올라 역시 2관왕을 달성했다.

앞서 최지희는 지난 1일 안동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정효주(강원도청)를 2 대 0(6-0 6-1)으로 압도하며 정상에 올랐다. 복식 전문으로 자리를 잡았던 최지희가 국내 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19년 영월 서킷 이후 3년 만이다.

최지희는 지난해 12월에는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를 썼다. 한나래(인천시청)와 짝을 이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복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8년에 이어 3년 만에 정상에 오른 둘은 코리아오픈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2회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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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테니스협회장배 전국 대회 혼합 복식에서 정상에 오른 최지희-남지성. 양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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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테니스협회장배 전국 대회 혼합 복식에서 정상에 오른 최지희-남지성. 양구=협회
176cm 장신인 최지희는 스매싱과 발리 등 네트 앞 플레이가 장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트로크까지 힘을 받으면서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당초 최지희는 이날 이번 대회 단식에서도 4강에 올랐지만 소속팀 후배 이은혜와 1세트를 접전 끝에 내준 뒤 2세트 도중 기권했다. 여자 복식과 혼합 복식까지 결승을 남겨두고 있어 체력을 비축해야 했던 까닭이다.

NH농협은행 김동현 감독은 "3개 종목을 한꺼번에 치러야 했기에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었다"면서 "만약 단식만 경기를 하는 상황이라면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맏언니가 기권한 가운데 NH농협은행은 이은혜와 백다연이 17일 단식 결승에서 맞붙는다.

은퇴 시즌에 오히려 기세를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NH농협은행 노상우 코치는 "꾸준히 국제 대회를 다니며 외국 선수들과 겨루면서 자신감이 올라온 것 같다"면서 "거기서 강한 공을 받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내 선수들의 공은 쉽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노 코치는 최지희 등 소속 선수들과 국제 대회 출전을 동행했다.

당초 최지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올해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로 연기됐다. NH농협은행 스포츠단 장한섭 단장은 "몸 상태나 컨디션이 워낙 좋기 때문에 내년 아시안게임 이후로도 문제가 없을 것"라고 말했다.

최지희도 자신감에 넘친다. 최지희는 "예전만큼 몸 상태도 좋지만 국제 대회를 치르면서 경험이 쌓여 운영이나 경기력 면에서는 더 좋다"면서 "지금까지 은퇴를 언제 할지는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랭킹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최종 목표인 그랜드슬램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지희는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바 있다. 은퇴를 예상한 시즌에 되려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최지희가 선수 생활의 후반기를 화려하게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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