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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7월 DSR 규제 3단계 예정대로…은행권, 대출 영업 전략 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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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머니투데이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를 그대로 시행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은 대출 실적 방어를 위해 다양한 셈법을 구상하고 있다. 대출 최장 만기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출 한도를 간접적으로 늘렸고 DSR 적용을 받지 않는 기업대출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출 규제 완화 기조 속에서도 오는 7월 예정인 DSR 규제 3단계는 그대로 도입하기로 했다. 새 정부가 DSR 규제 완화까지는 아니더라도 3단계 시행은 미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가계부채 규모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대출 수요와 주택 시장을 자극해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DSR 규제 3단계가 시행되면 총 대출액이 1억원이 넘는 차주(대출받은 사람)는 은행 기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으면 안 된다. 지난 1월 도입된 DSR 규제 2단계 적용 대상은 총 대출액 2억원 이상 차주다. 총 대출액이 2억원이 안 넘어도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 시세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DSR 40%가 적용되지만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 초과 여부만 본다.

은행권은 대출 실적 감소를 우려한다. DSR 2단계의 '위력'을 겪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4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9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1월 -1조3634억원 △2월 -1조7522억원 △3월 -2조7436억원 △4월 -8020억원 등 올해 내내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른 영향도 있지만, DSR 규제 효과가 생각보다 크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은 사실상 DSR 규제를 우회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대출 최장 만기를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기존 33~35년에서 40년으로, 신용대출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대출 기간이 길어지면 매년 갚는 원리금 부담액이 줄어 DSR 비율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한도가 커진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이 주담대 최장 만기를 연장했고, KB국민·신한은행은 신용대출 최장 만기도 확대했다.

중·저소득자의 대출 실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대출 최장 만기 연장은 고소득자에 비해 중·저소득자의 대출 한도를 더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DSR 산식상 분모인 연소득이 중·저소득자가 더 작아 DSR 개선 효과가 크다. 은행권은 DSR 3단계로 인해 규제에 새로 포함되는 차주 대다수가 중·저소득자일 것으로 추정한다. 총 대출액이 1억원 초과~2억원 이하이고, 대부분 규제 지역 외 주택을 담보로 하는 차주라서다.

정부 스스로 'DSR 규제 우회책'을 마련 중인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위는 청년층에 대해 미래소득(장래예상소득)을 반영해 연소득을 산출하는 산식을 개정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무주택 근로소득자에게 주담대를 제공할 때 대출 직전 1년 소득과 대출 만기 시 1년 예상 소득을 더한 평균으로 연소득을 내는데, 이를 대출 기간 내 중간 시점 소득을 포함하는 식으로 바꾼다. 중간에 소득이 높았던 시점이 미래소득에 잡히면 연소득이 더 커져 DSR이 낮아지고 대출 여력이 생긴다.

다만 규제 우회 방식만으로는 대출 실적 악화를 막을 수 없어 은행들은 기업대출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대출은 DSR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규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가계대출 환경은 이미 은행에 안 좋다"며 "지난해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할 때부터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했는데 이 전략을 당분간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은행들이 가계대출 중에선 전세자금대출에 집중할 수 있다고 본다. 7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2+2), 전·월세 상한제(5%룰) 적용이 만료되는 매물이 대거 시장에 나온다. 이 매물들은 가격이 뛸 수밖에 없어 결국 전세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세대출도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전세대출 유치 경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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