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판 틱톡에선 칭송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우인에 올라온 푸틴 영상. 더우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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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지만, 중국에선 이와 대조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판 틱톡에서 용맹한 지도자로 묘사되며 "K팝 스타처럼 숭배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적인 '악당'이 됐지만, 중국판 틱톡 더우인(Douyin)에선 사용자 수천 명에 의해 '아빠 푸틴' '잘생긴 아빠' '형' '매력적인 왕자' '남자 신'으로 불리고 있다.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올라온 푸틴 영상. 더우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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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인 검색창에 '푸틴'이란 이름만 입력해도 그의 모습을 모아 찬사를 보내는 다수의 영상 게시물들이 보인다. 말을 탄 푸틴의 사진에 '그는 못하는 게 없다'고 하거나, 꽃을 든 푸틴 모습에 '남자친구를 찾을 때 이것이 기준인가요'란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이런 영상들엔 수십만 개의 '좋아요'와 수천 개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안후이성에 사는 한 더우인 이용자는 "푸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한다"며 "러시아 시민들은 푸틴 지지를 위해 함께 모여야 한다"고 썼다. 장쑤성 거주자인 또 다른 이용자는 "전 세계에서 양심을 가진 사람들은 당신(푸틴)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FP는 "이들은 푸틴이 러시아 국민들을 깊이 생각하는 세심한 지도자라고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율리아 멘델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FP에 "우리 국민을 죽이고, 나라를 파괴한 사람(푸틴)에 대한 찬사는 감정적 트라우마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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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서 푸틴 인기 3가지 이유는
중국에서 푸틴이 이런 지지를 받는 이유는 우선 이오시프 스탈린과 같은 러시아의 독재자들을 존경하는 중국의 역사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얼빈의 '스탈린 공원' 등 중국 일부 도시엔 소련 독재자의 이름을 딴 공원들이 있고, 스탈린의 사진을 전시한 중국 학교들도 있다. FP는 "중국은 소련이 붕괴하자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강력한 국가와 당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는데, 푸틴은 과거(소련)로 돌아간 것처럼 보여 중국에서 널리 존경의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제이콥 펠드고즈는 "만약 푸틴이 중국 네티즌들의 눈높이에서 책임을 면한다면, 그는 (중국인들에게) 매혹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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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또 중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애매한 태도와 여론 개입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문제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FP는 중국 정부는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지난 3월부터 소셜미디어에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글들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중국 매체들은 '소셜 계정에 러시아에 불리한 어떤 것도 게재하는 것을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우크라이나 혹은 친러시아 성향의 내용은 억압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중국 문제 분석가인 핀 라우는 "중국 (소셜미디어) 시장엔 두 부류가 있다. 우스꽝스러운 영상을 올려 푸틴을 진심으로 칭송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중국 정부에 의해 통제를 받는 계정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그렇게 많은 영상들이 번질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멘델 전 대변인은 "전반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푸틴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시도들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FP는 중국 당국이 단속에 나설 정도로 극성스러운 중국의 팬 문화도 푸틴이 마치 연예인처럼 대접받는 데 한몫했다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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