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세안 정상회의 미국서 회동…"미얀마 민주주의 회복 노력"
미얀마 군부 "아세안, '테러 단체'인 NUG와 접촉 말아야" 거듭 촉구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왼쪽)과 진 마 아웅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 외교장관. 작년 2월 쿠데타 이후 아세안 회원국 외교장관이 반군부 임시정부인 NUG 장관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푸딘 압둘라 외교장관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인 말레이시아의 외교장관이 쿠데타 군부에 의해 쫓겨난 민주진영을 대변하는 미얀마 임시정부의 고위 인사와 처음으로 대면했다.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얀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의 진 마 아웅 외교장관과 비공식적으로 만났다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밝혔다.
두 사람 모두 12∼13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현지를 찾았던 만큼, 회동 장소역시 워싱턴DC인 것으로 보인다.
사이푸딘 장관은 트위터에 "오늘 미얀마 국민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지지와 연대를 표명했다"며 "말레이시아는 미얀마의 평화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일한 준비가 돼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날 회동에서는 미얀마 쿠데타 사태 전개 상황을 비롯해 피란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와 교육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아세안 회원국 정부 인사가 반군부 임시정부 인사와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진 마 아웅 장관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워싱턴DC에서 웬디 셔먼 부장관과 데릭 촐릿 선임고문 등 미 국무부 주요 인사는 물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권 고문도 만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아세안 회원국의 외교장관 몇 명도 만났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국가명은 거명하지 않았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NUG를 테러리스트 단체로 규정하고, 아세안 회원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접촉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다.
한편 미얀마 군정 외교부는 관영 일간지 '글로벌 뉴라이트 오브 미얀마'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미 국무부 관리들이 NUG 인사와 만났다는 보도에 대해 강력한 항의와 이의를 제기한다며, 아세안 회원국 및 다른 국가들에 대해 NUG와 접촉하지 말 것을 거듭 촉구했다.
외교부는 또 미-아세안 정상이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해 4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나온 '즉각적 폭력중단' 등을 포함한 5개 합의사항의 시의적절한 이행을 촉구한 데 대해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진영이 압승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고, 이후 자국민에 대한 유혈 탄압을 지속해 1천8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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