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워싱턴DC에서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 대면 회담을 가졌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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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들을 만나 양측 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아세안의 협력 강화를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미·아세안 대면 특별정상회의에서 "우리는 미국과 아세안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COVID-19) 대응 및 기후 변화, 인프라, 교육, 해상 협력 등 광범위한 범위의 이슈를 논의했다며 "이는 인도·태평양과 아세안 지역이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본토에서 미국과 아세안 정상이 만나는 것은 버락 오바마 전 정권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9개국이 초청 받았지만 필리핀은 최근 대선을 진행해 외교장관이 대신 참석했다. 쿠데타를 일으켜 미얀마 정권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초대받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팬데믹으로 인해 한동안 대면 회의가 어려웠던 상황을 거론하며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오랫동안 스테이크 만찬을 할 수가 없었다"라며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세안 중심성은 우리 행정부 전략에 매우 핵심"이라며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정적이고 번영하며, 회복력이 있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을 강조했다. 또 "우리는 법치와 인권에 대한 존중 등 인도·태평양의 성장과 번영, 안정성을 가능하게 하는 규칙과 규범이 유지되고 강화되는 미래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인권 존중' 등의 표현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회의에서도 중국 견제용 투자안을 발표했다. 총 1억5000만달러(약 1926억원)를 아세안에 투자하기로 했는데, 여기에는 중국의 불법조업을 근절하기 위해 미국 해양경비 쾌속정 등 장비를 제공하고 해경 인력을 훈련할 전문 인력을 파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주요 의제가 됐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모두발언 전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통상 아세안 지역의 주요 화두는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논의의 주제가 됐다"고 말했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는 만큼 미국이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강력한 외교전을 펼쳤을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를 G20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푸틴 대통령 G20 참석 반대 의사를 표명했을 가능성에 대해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의 일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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