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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환율 1300원 돌파 막아야"…뚫리면 자본유출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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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거래일 연속 장중 1290선대

1300원 넘어도 외국인이 韓 투자할지 여부가 관건

국내 외화예금 쌓이고 단기외채비율 낮아

하반기 갈수록 '침체'에 美 긴축 강도 약해질 듯

[이데일리 최정희 이윤화 기자] “환율 1300원 돌파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갈 가능성이 높지만 외환당국이 어떻게 해서든 1300원 돌파를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환율 1300원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레벨이다. 1300원이 뚫리면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감당하지 못한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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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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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당국이 1300원 돌파 막을 것”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88.60원)보다 4.40원 하락한 1284.2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장중엔 1291.00원까지 치솟았다. 전일 1291.50원까지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1291원선까지 급등한 것이다.

미국 물가가 두 달 연속 8%대를 기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가 세진 데다 중국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 등이 모두 원화 약세를 가리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1300원 돌파는 시간 문제라고 내다보고 있지만 외환당국이 이를 가만히 두고보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환율은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할 때 1300원선으로 튈 가능성도 적지 않다”면서도 “1300원선 방어에 실패한다면 그때부터는 외국인 자본 유출 등 시장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또 외환당국이 이런 상황을 용인한다는 잘못된 시그널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미 외국인의 주식·채권 등 증권투자 자금은 두 달 연속 순유출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은 올 들어 4월말까지 32억1000만달러 순유입됐지만 3월과 4월엔 각각 33억9000만달러, 37억8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주식 자금은 석 달 연속 빠졌고 채권자금은 순유입액이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환율이 1300원을 뚫는다면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가 심해질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외환당국도 1300원 방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의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과 긴밀히 공조하고 대내외 여건 및 시장 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겠다”며 “특히 최근 외환시장 등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면밀히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 체계를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미국이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를 추가적으로 밟아 나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미 간 금리 역전 가능성 크고 시장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게 문제인데 당국이 이 불안 심리를 얼마나 찍어 누르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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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외국환중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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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0원은 韓 체력 테스트 레벨…美 긴축 완화돼야 환율 하향 안정


외환당국 경계감에도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기처럼 자본유출이 나타날 것인지, 그때와 달리 경제 체질이 개선된 만큼 다른 흐름을 보일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경제 체력 테스트 레벨이 될 전망이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경제 체질이 개선되면서 1300원 초반대까지는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기 당시 ‘환율 1300원’은 50%가 넘는 단기외채비율과 함께 자본 유출을 일으키는 레벨이었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리 경제 체질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단기외채비율은 3월말 기준으로 29.3%로 낮은 데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5.63(12일)으로 4월말 20선에서 소폭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 수출 호조에 국내에 쌓여있는 달러도 많은 편이다. 국내 기업의 외화예금은 3월말 763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작년 11월말 845억2000만달러)에 가까운 수준이다.

구조적으로 달라진 부분도 있다. 개인투자자나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부분도 크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자산 다변화를 위해 해외 주식 등에 투자하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환율 급등세를 반전시킬 카드는 미국에 있다.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경기침체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데 하반기로 갈수록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긴축의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침체 우려를 가장 먼저 반영한 것은 채권 시장이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최근 3%를 넘었다가 2.8%대로 빠르게 하락했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금리로 물가를 잡겠지만 경기침체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연준 내에선 비둘기적(완화 선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국 위안화 약세도 마냥 계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승혁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에 위안화가 중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예상이 컨센서스이긴 하지만 이미 위안화 약세폭이 커진 만큼 중국 정부도 이를 지속적으로 허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해지면 위안화 반등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연내엔 환율이 1200원 밑으로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환율은 1200~1300원대에서 움직이며 1250원 전후로 왔다갔다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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