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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러시아 '겨울전쟁' 버틴 핀란드…나토 가입해 방어력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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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침공시 지형 이용해 열세 극복…현재 예비군이 90만명

연합뉴스

핀란드 예비군 훈련
[Lehtikuva/Lauri Heino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핀란드는 방어력을 키우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만 지금도 이미 '겨울전쟁' 이후 수십 년간 러시아에 맞서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당히 대비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1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핀란드를 침공할까? 역사를 정확히 기억한다면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핀란드의 러시아 대응 능력을 조망했다.

핀란드는 1939년 11월 30일 소련이 침공했을 때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인구 약 350만 명인 핀란드에 소련군 약 40만 명이 탱크 2천500대로 밀고 들어왔다.

그러나 핀란드는 소련의 예상과 달리 겨우내 버텨냈고 결국 1940년 3월 13일 휴전 협정을 맺었다. 영토의 11%를 떼주고 7만 명의 사상자를 내긴 했지만, 완전히 흡수되는 상황은 피했다.

이 겨울전쟁에서 핀란드군은 지형을 이용해서 러시아군에 대항했다.

핀란드 기동부대는 스키를 타고 수천 개의 얼어붙은 호수를 활주하며 광활한 숲을 지나서 러시아군의 측면을 공격했다.

핀란드군이 숲에서 나타나서 공격하면 도로에 길게 늘어선 소련군은 피할 수가 없었다.

연합뉴스

핀란드군 훈련
[Lehtikuva/Lauri Heino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핀란드군은 도로에 매여있는 소련군을 포위해서 적당한 규모로 나눈 뒤 체계적으로 처리했다.

이들은 화염병과 폭발물로 러시아 탱크의 약점을 겨눠서 350대 이상을 파괴했다.

호송대를 고립시킬 때는 제일 앞과 끝에 있는 차량을 부숴서 꼼짝 못 하게 한 뒤 나머지를 박격포와 수류탄 등으로 제거했다.

이들은 그러고선 소련 지원군이 오기 전에 스키를 타고 다시 숲으로 사라졌다.

소련은 2월에 75만 명을 더 보내는 등 병력을 증강했으나 핀란드는 예비군을 투입하며 견뎠고 결국 소련은 3월에 협상에 나섰다.

핀란드는 이후 삼켜버리기 힘들어서 침공할 가치가 없는 나라가 되기로 했다고 텔레그래프지는 전했다.

그 결과 핀란드는 방위군의 전시 전력 28만 명, 전쟁에 투입할 수 있는 예비군 인력 90만 명을 운용하고 있다.

민간 건물 등에 수천 개의 대피소가 있고, 은행부터 언론까지 민간영역에서도 위기 시 생존 대비가 돼 있다.

핀란드는 또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하는 것을 보고는 특별 대응팀을 만들었다.

새로 훈련받은 징집병들이 6개월간 복무하며 고급 전술, 헬리콥터 침투, 시가전·대전차전 등 추가 훈련을 받는다. 이들은 어떤 급습에도 신속하게 대응하고 군을 총동원할 때까지 시간을 버는 역할을 한다.

주카 시우코사아리 주영 핀란드 대사는 이날 타임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오히려 우리 국경 부근은 매우 평화로웠으며, 그런 의미에서 군사적 측면에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사이버 공격이나 영공·영해 침해 등 많은 다른 유형의 시도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공격은 우리 이웃을 믿을 수 없음을 보여줬다"며 "우리는 안전을 극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 공식화와 관련해 양국 관계와 북유럽 지역 안정에 심각한 손해를 끼칠 것이라며 군사·기술적 대응 조치를 경고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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