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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아세안, 미국 주도 IPEF 참여할까…미-중 사이서 저울질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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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일 미-아세안 정상회의 논의 예상…최대 무역파트너 中 의식 불가피

싱가포르 참여설 속 베트남도 긍정적…캄보디아 등 친중 국가는 불참 거론

연합뉴스

지난해 아세안 정상들과 화상 회의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2021.10.26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방콕·뉴델리·자카르타 = 연합뉴스) 김범수 김남권 김영현 성혜미 특파원 = 미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들이 12∼1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갖는 가운데, 미국 주도로 출범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아세안의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이 이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사실상 단절된 아세안과 협력을 재개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IPEF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무역 등 기존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에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기간 IPEF를 공식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알리며 선언문 초안을 공람하는 등 각국의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 10개국 중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를 제외한 7개국에도 같은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미-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 회원국 중 상대적으로 미국과 관계가 가까운 베트남은 IPEF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방미 중인 팜 민 찐 총리는 11일 워싱턴에 위치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질의응답 과정에서 "미국이 IPEF 창설의 목적을 실현하도록 돕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IPEF에 담긴 4대 목표는 공급망 안정화, 디지털 경제,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해 노동·세금 이슈 및 부패 방지"라며 "양국 모두에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찐 총리는 "IPEF는 더 구체적으로 가다듬어져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의 제안이 무엇인지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아세안 회원국 중 미국과 관계가 가까운 나라로 꼽히는 싱가포르 역시 IPEF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언론도 우방인 싱가포르의 참여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필리핀도 동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필리핀은 내달 말 임기가 종료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 불참, IPEF 참여 여부를 즉각적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 9일 대선에서 승리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두테르테의 '친중'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필리핀의 IPEF 참여가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르코스는 부통령에 당선된 두테르테의 딸 사라 다바오 시장과 러닝메이트로 제휴를 맺었기 때문에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과의 동맹 관계 때문에 IPEF 참여를 외면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서 필리핀 정부가 신중하게 고민을 거듭할 거라는 시각도 나온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대선 직전 연설에서 정상회의 불참 배경을 설명하면서 "미-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내가 있다면 다음 정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 것이 이와 연관돼 해석될 수도 있다.

비동맹 중립외교 노선을 견지해온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미국의 IPEF 제안에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외교가에 따르면 이들 국가의 기본 입장은 역내 협력 강화 차원에서 IPEF를 환영하되, 아직까지 제안 자체가 구체성이 떨어지기에 추이를 지켜본다는 것이다.

또 IPEF가 아세안 중심성 및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에 부합해야 하며 특정 국가, 즉 중국을 배제하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는 해석도 나온다.

태국도 IPEF 참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행보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미국이 강력하게 비판하자 상대적으로 중국 쪽으로 더 기울었다. 무기도 중국에서 적극적으로 수입했다.

다만 태국이 미정부의 승인이 있어야만 수출이 가능한 최첨단 F-35 스텔스기 구매를 추진 중이라는 점이 일부 변수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아세안 순회 의장국인 캄보디아를 비롯해 라오스와 미얀마는 참여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우선 미국이 IPEF 공식 출범 계획을 전달한 국가 리스트에 빠져있다는 관측이 있다.

또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는 아세안에서 '친중' 성향이 가장 강력한 국가로 평가된다. 라오스 역시 중국이 최대 원조국일 정도로 경제적 의존도가 강하다.

미얀마는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 이후 중국이 군정의 '뒷배'를 자임하면서 어느 때보다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기간 미국이 사실상 아세안과 거리를 둔 사이 중국은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에 주력했다.

싱가포르 CNA 방송에 따르면 아세안은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올라섰다.

중국도 미국의 '공백'을 틈타 '아세안 관리'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1월 중국-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향후 5년간 농산물 178조원 어치 수입, 3년간 1조8천억원 개발원조, 선진기술 1천개 제공 등의 보따리를 풀며 아세안에 더 과감한 구애의 손짓을 했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 아세안 3개국 외무장관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해 자국과 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해 중국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편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회원국이지만 IPEF 동참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도는 무역 적자 확대와 자국 산업 피해에 대한 우려로 인해 글로벌 자유무역체제 가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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