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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송강호 태양설"→"사슴 강동원"…'브로커' 빛낸 박경림 최고의 입담(종합)[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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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력이 영화 ‘브로커’의 제작보고회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대개 중언부언하는 배우 및 감독들의 긴 문장을 핵심을 짚어 짤막하게 간추리고, 임팩트 있게 완성하는 그녀의 능력이 이번에도 모두에게 웃음을 안겼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녀를 인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박경림은 10일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새 한국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제작 영화사 집, 배급 CJ ENM)의 제작보고회 진행을 맡았다.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주영 아이유(이지은) 등 국내 인기 배우, 그리고 히트작을 다수 배출한 영화사 집과 실력 있는 국내 영화 스태프가 모여 만든 영화다. 이에 올해 열리는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전세계 20여편의 영화들과 경쟁하게 됐다. 국내 개봉은 6월 8일이며, 칸영화제에서 선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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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제작보고회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3년여 만에 열린 대면 행사라서 여느 때보다 배우, 제작진, 취재진이 기대하는 마음으로 극장에 모여들었다. 포문을 연 박경림은 “극장에서 다시 만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는 말로 분위기를 띄웠다.

물론 그간의 온라인 제작보고회도 박경림이 도맡아 왔으나, 약 2년 만에 재개된 대면행사에서 감회가 깊은 마음을 느낀 것과 동시에 다시 한번 그녀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나 MC들도 그 자리에 선 적이 많지만, 박경림과 비교하면 1시간을 이끌어나가는 페이스가 뒤처진다. 너무 진지해서 재미가 없거나, 어떤 이들은 너무 가벼워서 보는 사람들이 민망할 정도.

그러나 박경림은 차분하면서도 어느 순간 제 얼굴을 드러내는 개그감, 치고빠지는 애드리브, 그러면서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안정적인 분위기 장악력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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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와 농담, 그 사이에서 묘하게 줄타기를 하며 진행력을 뽐내는 박경림은 다른 방송인들 사이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주 독특한 에너지를 가졌다.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능력을 갖춘 아주 보기 드문 MC인 것이다. 이에 박경림이 아나운서, 방송인, 개그맨들을 제치고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날 무대에 오른 송강호가 먼저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을 애도하며 시작했다. 이어받은 박경림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본격적으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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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은 혹여나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는 배우, 감독들의 말을 정리해주는 센스를 갖추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누군가의 긴 문장을 한 구절로 요약하는 센스가 탁월하다.

이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봉준호 감독의 조언을 언급하며 “봉준호 감독님이 크랭크인 하기 전 제게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하셨다. 그날 여러 가지 조언을 주셨는데 ‘외국에서 영화를 찍는 불안한 마음도 있겠지만 영화 촬영이 시작되면 그냥 송강호에게 맡기면 된다. 송강호는 태양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모든 곳을 비추고 촬영이 잘 진행될 것’이라고 하셔서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박경림은 “송강호 태양설”이라고 비유하며 송강호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장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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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영화 '의형제'(2010) 이후 강동원과 12년 만에 재회한 송강호가 그에게 “슬픔을 담은 눈빛이 사슴 같았다”고 칭찬하자, 박경림은 “사슴이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강동원”이라며 포토타임에 서 있던 그의 얼굴에 미소를 안겼다. 긴장 속에 웃음을 찾아줌으로써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든 것이다.

박경림은 안정적인 진행력과 재치를 겸비해 ‘역시 박경림’이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조은정 기자, [영상] 최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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