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후 서울역서 2시간여만 도착…"집 위로 햇무리 뜬 사진 봤다"
"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반려동물 돌보며 잘 살겠다"
靑 전직 참모, 민주당 의원 등 대거 집결…反文 단체 나와 욕설도
사저 향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
(서울·울산·양산=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평산마을 주민께 전입신고 드립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10일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도착했다.
이날 0시로 자연인이 된 문 전 대통령은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국회를 떠난 문 전 대통령은 낮 12시를 조금 넘어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역에는 이미 1천여 명 정도로 추산되는 지지자들이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여 있었다.
임종석·유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전직 참모들은 물론 김태년·홍영표·진성준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도 서울역으로 집결했다.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서울역 앞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손을 들어 인사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때 약속드린 것처럼 원래 우리가 있었던 시골로 돌아간다"면서 "저는 해방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라고 말했고 지지자들은 더 큰 환호성을 질렀다.
경남 양산으로 향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 열차인 KTX 특별동차가 있는 플랫폼에 도착하자 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배웅했다.
문 전 대통령과 전직 참모, 민주당 의원 등을 태운 KTX는 12시 20분께 서울역을 출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열차 안을 돌며 동승자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하고 일부와는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KTX 열차는 2시간 남짓 달려 울산 통도사역에 도착했다.
이곳에도 도착 시각에 맞춰 1천 명에 가까운 지지자들이 파란색 풍선과 바람개비를 들고 문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제야 무사히 잘 끝냈다는 것을 실감한다"면서 "약속드린 대로,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훨씬 부유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도 더 먹었고, 제가 살 집은 마당도 넉넉하고 텃밭도 넓다"면서 "반려견 5마리, 반려고양이 1마리를 잘 돌보고, 농사도 열심히 짓고, 마실도 다니며 아름답게 잘 살아보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인사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은 곧바로 차량에 탑승해 오후 2시 50분에 평산마을의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지지자들 외에도 평산마을 면장과 마을 어르신들이 도열해 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주민들과 기념 촬영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
새 보금자리로 돌아와 감정이 벅찬 듯 문 전 대통령은 상기된 표정으로 "드디어 제 집으로 돌아왔다"며 "제 집으로 돌아오니 '이제야 무사히 다 끝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내려오는 기차간에서 제가 살 집 위로 햇무리가 뜬 사진을 봤다"라며 "저를 축하해주는 것이었고, 여러분 모두를 환영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주민들과 농사도 짓고, 막걸리도 한잔 나누고, 경로당도 방문하고 잘 어울려 살아보겠다"고 했다.
인사말을 마친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인근의 통도사 주지 스님과 김일권 양산시장 등과 400m가량을 걸어 사저로 향했다. 문 전 대통령의 낙향에 동행해 곁을 지킬 오종식 전 기획비서관도 함께했다.
사저로 들어간 문 전 대통령은 평산마을 주민과 차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역과 평산마을 입구에는 반문 단체가 나와 욕설과 함께 '문재인을 감옥으로' 등을 외치기도 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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