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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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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 급등에도 최대실적 CJ제일제당...숨은 효자는 '바이오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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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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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격 급등으로 식품업계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이 분기별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사업 분야의 다각화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7.6% 늘어난 4조3186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6.6% 증가한 3649억원(이상 대한통운 제외 기준)으로 집계됐다.

실적을 이끈 분야는 바이오사업부문이다. 매출은 1조828억원으로 전년대비 39.3% 늘었고, 영업이익은 128% 증가한 175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전년비 6.3%포인트 늘어난 16.2%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주력 사업분야인 식품사업(1697억원)을 넘어섰다. 바이오사업이 식품사업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9개월만이다.

소비자에는 잘 알려지 있지 않지만 바이오사업은 최근 CJ제일제당의 수익을 견인하는 분야다. 역대 최대 연간실적을 낸 지난해 기준 식품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8.8% 증가했고, 사료축산부문은 31.3% 감소한데 비해 바이오사업은 51.6% 늘어났다. 3조7000억원어치를 팔아 4700억원을 남기면서 영업이익률 12.7%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잡았단 평가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은 사료용 아미노산(amino acid)이 주력이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성분인 아미노산은 동물의 생육 증진과 면역강화에 도움을 준다. 전체 21종의 아미노산 중 11종이 사료 등을 통해 보충된다. 하지만 라이신 등 나머지 10종은 별도로 섭취해야 한다.

라이신은 근육이나 연골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근육재생과 두뇌활동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발린, 면역시스템을 강화하는 트립토판 등과 함께 CJ제일제당이 글로벌 1위를 차지하는 사료용 아미노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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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분야는 곡물가격보다 수급균형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발 곡물가격 급등에도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CJ제일제당은 글로벌 11개 생산기지를 마련해 중국에 집중된 경쟁사에 비해 유리한 구조다. 일례로 중국과 미국에선 옥수수를, 브라질이나 동남아에선 원당을 원료로 쓴다.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CJ제일제당의 강점이다. 최근 트립토판을 중심으로 같은 라인에서 다른 아미노산이나 원료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완료해 호환생산 중이다.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화이트바이오 분야는 CJ제일제당이 가장 기대하는 신성장동력이다. 상반기 내에 인도네시아 공장을 중심으로 PHA(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생산이 본격화된다. 빨대, 페트병, 포장재 등의 수요를 흡수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호환생산기술과 우수한 입지를 바탕으로 고수익 고기능성 아미노산 확대와 대형 거래처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했다"며 "신제품 개발과 신사업 강화, R&D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혁신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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