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서 신고식…2030 지지자들 몰려 출정식 방불
계양을 출마선언 인사하는 이재명 |
(인천·서울=연합뉴스) 정수연 박형빈 기자 =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낸 이재명 상임고문은 8일 인천 계양산 야외 공연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6·1 지방선거에서 도전장을 던진 새 '지역구'에서 신고식을 치른 것이다.
이 상임고문은 "(대선 이후) 현관문을 나와본 게 오늘이 네 번째"라며 "선거 운동원께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처음 문밖을 나갔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고생했다고 술 한잔 사준다고 해 나간 게 두 번째, 세 번째는 말하기 어려운 사유로 나갔으며 오늘이 네 번째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사실 (대선 패배로) 죄인 아니겠는가"라며 "문밖에 나가기가 힘이 들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상임고문은 지난달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선에서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안다"며 "특별히 정치적 의미가 있는 자리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 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면서 국민의힘을 겨냥하는 한편, 자신에 대한 대장동 의혹 제기와 관련해서도 역공을 취했다.
그는 "대장동에서 해 먹고, 오등봉과 부산 엘시티에서 해 먹어가지고 온몸이 오물로 덕지덕지한 사람이 먼지 좀 묻었다고 나를 도둑놈으로 몰면, 이게 상식적인 정치인가"라며 "얼굴이 두꺼워 옆에 몇 사람이 속으니 온 국민이 속아주는지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자기 발등에 피 나고 있을 것이고, 자칫 잘못하면 자기가 모셔야 할 사람한테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또 "(과거에) 시민들이 인천시장을 해 달라고 했는데 제가 싫다고 했다"며 "저보고 성남시를 버리고 인천에 오라고 하면, 그게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2014년 트위터에서 인천에 출마해달라는 한 시민의 요구에 "시러요(싫어요)∼ㅋㅋ"라고 답한 내용을 해명한 것이다.
출마 선언 기자회견장 찾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이재명 |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공연장은 출정식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지지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민주당은 참석자 규모를 2천명으로 자체 추산했다.
파란색 모자·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난 2030 여성들은 아이돌 콘서트장에서 '떼창'하듯 이 상임고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 상임고문을 향해 "아빠" "아버지" "귀엽다" 외치기도 했다.
짙은 회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나타난 이 상임고문 역시 지지자들과 연신 악수하고 셀카를 찍으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려 보였다.
사회를 본 박찬대 의원은 "오늘 어버이날인데 개딸과 양아들이 많이 오셨다"며 "두 달 만에 아빠(이 후보)를 보니까 어떤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상임고문은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계양산 시장을 방문, 사실상 바로 선거 운동에 들어갔다.
이 상임고문은 시장에서 "권력이라는 게 개인의 것처럼 느껴지지만, 있을 때 잘하라는 말처럼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에 맞춰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상임고문의 출마를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이재명 방탄출마 NO 계양이 호구냐"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이 상임고문을 향해 "범죄자"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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