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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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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장관 'BTS 병역특례' 촉구…찬반논쟁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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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포장' 조건이면 사실상 전용특례…황희 장관, BTS에 '사회적 기여' 요구

가요계 "국위선양 아티스트에 기회 줘야"…여론·국방부 반대 만만찮아

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김예나 기자 = 가요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뜨거운 감자'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 문제를 두고 문화예술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필요성을 강조해 관련 논쟁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새 정부 출범을 엿새 앞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날 대중문화예술인은 국위 선양 업적이 너무나 뚜렷함에도 병역 의무 이행으로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분명한 국가적 손실"이라며 대중문화예술인도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 장관은 "대중문화예술인에게 그러한 기회(병역 특례)가 주어지지 않는 점은 불공정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최근 방탄소년단 일부 멤버의 입대를 앞두고 찬반양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방탄소년단을 직접 거론했다.

방탄소년단 맏형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체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런데 병역법 시행령에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로 '대중문화'는 포함되지 않아 방탄소년단 등 대중문화 분야 스타들은 국위 선양에 공을 세우면서도 예술·체육요원 편입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가요계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방탄소년단을 포함해 대중문화 스타가 병역 특례를 받으려면 시행령만 고치면 된다. 하지만 국방부와 병무청은 지난해 11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놨기에 공은 병역법 개정을 논의 중인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그러나 법 개정 후 시행까지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진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으려면 병역법 개정안이 사실상 이달 안에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황 장관도 이 점을 의식한 듯 "국회가 조속한 합의를 통해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문체부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편익 기준을 만들기 위해 국방부·병무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호소했다.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특례 도입을 위한 기준으로는 '대통령 훈·포장 이상을 받은 자'를 언급하기도 했다.

가요계에서는 그러나 대통령 훈·포장이 통상 경력 10년 이상 아티스트에게만 주어질 정도로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사실상 병역 특례 도입 시도가 방탄소년단만을 위한 '전용 특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그룹을 위해 굳이 법까지 뜯어고쳐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브리핑하는 황희 문체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황희 문체부 장관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중문화예술인 예술요원 편입제도 신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5.4 kimsdoo@yna.co.kr


황 장관 역시 "(특례를 받으려면)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허들이 매우 높다"며 "그래서 아주 특수한 경우, 대한민국의 위상을 최고로 높일 수 있고, 대부분 국민이 동의하는 수준이 아니면 경력 10∼15년 미만인 사람이 대통령 훈·포장을 받기는 어렵다"며 방탄소년단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 병역 특례가 현실화하려면 국방부와 여론의 반대를 넘어야 해 그 과정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체육인이나 순수 예술 종사자와 달리 성과의 대가로 천문학적 액수의 부(富)까지 거머쥔 이들이 병역 특례까지 받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한국갤럽이 지난달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4명을 상대로 대중예술인 병역특례에 관해 물은 결과 '포함해야 한다'는 응답이 59%, '포함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33%였다.

황 장관 역시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방탄소년단 7명의 멤버와 소속사에 제안 드린다"며 "국민과 20대 청년이 납득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반대 여론이 20대 남성들 입장에서 공정 이슈로 많이 나오고 있다. 소속사도 이런 기회에 그분들과 한번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황 장관은 사회적 기여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날 발표에 가요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국위 선양에 기여한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게 하는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월드투어가 1년 전부터 논의가 이뤄지는데 병역 문제를 둘러싸고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가 없는 상황에서는 계약조차 쉽지 않다. 국위를 선양한 아티스트에게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는 따로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앞서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간담회에서 병역 관련 질문에 "최근 몇 년간 병역 제도가 변하고 있고 (적용)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아티스트가 힘들어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멤버) 본인들의 계획을 잡는 부분도 어렵기 때문이다. 사회와 아티스트 모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CCO는 "아티스트는 현재 병역과 관련한 업무를 회사에 일임한 상태"라며 "병역에 대한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정리됐으면 좋겠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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