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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부동산·재정·법집행·남북관계···윤석열표 국정과제, ‘정상화’ 이름으로 ‘현 정부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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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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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는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문재인 정부 정책을 뒤집겠다는 의지가 곳곳에 담겼다. 이를 위해 이념이 아닌 실용을 주요 국정운영 원칙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재정건전성 강화, 탈원전 폐지 등과 같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철학이 담긴 과제도 다수 포함됐다.

인수위는 윤석열 정부의 첫번째 국정 목표로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를 제시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현 정부에서 망가진 부분들을 제대로 복원하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정권을 교체하며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는 작업을 우선순위로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국정과제 곳곳엔 ‘정상화’라는 표현이 쓰였다. 부동산 정책의 경우 “임대차 시장과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겠다”며 임대차 3법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종합부동산세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제도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임대차 3법과 부동산 세제 강화는 현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이다. 현 정부가 강화했던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대출 규제도 합리화·정상화하겠다고 했다.

경제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재정 정상화’ 과제도 제시됐다.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을 도입하고, 강력한 지출구조조정을 시행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가 재정이 윤석열 정부의 핵심 경제 기조인 ‘민간주도성장’을 뒷받침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현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지출하며 국가 빚을 늘리고, 국가 중심의 성장 정책을 추진했다는 문제의식이 담겨있다.

인수위는 ‘국가 법집행 정상화’도 내걸었다. 현 정부가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정상화를 비롯해 경찰은 경찰 수사단계, 검찰은 검찰 수사단계를 책임지는 ‘책임수사 시스템’ 도입이 대표적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포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내용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안 위원장은 “검·경 수사권이 상호 견제와 균형을 바로 잡도록 제대로 밑바닥부터 정리해야 한다”며 윤 당선인 취임 후 검수완박법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정운영 4대 원칙 중 하나로 실용을 제시한 것도 현 정부와의 차별화에 방점이 찍혀있다. 안 위원장은 실용에 대해 “이념적인 것에 사로잡히는 게 아니라,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꾸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기존 정치권이 이념과 진영 중심 대립으로 인해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며, 이념 편향과 분열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현 정부를 겨냥했다. 인수위는 남북관계 정상화 방침을 천명하며 “원칙에 기초하되 정세와 국익을 고려한 실용과 유연성을 조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환경 등 분야에서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의 추진 방향도 포함됐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중소·중견기업의 ESG 경영을 위해 한국형 ESG 가이드라인을 고도화하고, 가칭 지속가능성장위원회 신설을 검토한다. 탄소중립의 경우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경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탄소중립 달성의 주요 수단으로 원자력 발전을 내걸며 윤 당선인의 핵심 철학을 재확인했다. 인수위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명시하며 ‘원전 최강국 도약’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 원전 수출 활성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표 정책도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안 위원장이 지난 대선 토론 때 여야 후보들 동의를 이끌어냈던 연금개혁 추진이 대표적이다. ‘상생의 연금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국민연금 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고,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 도출을 시도하고, 노인들의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안 위원장은 “연금개혁은 세대 간 형평성 내지는 공정 이슈”라며 상생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연금개혁이 포함된 세번째 국정목표로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제시한 데 대해 “예전 보수 정권은 1번 목표(자유민주주의 정립)와 2번 목표(자유시장경제 복원)에 집중했다면, 이번 정부는 실용정부로서 3번 목표(사회적 약자 품기)도 아우르는 정부가 되는 게 목표”라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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