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퇴… 尹정부 첫 낙마 사례
의혹 적극 해명했으나 결국 3일 사퇴
‘아빠 찬스’ 등 논란 번지자 결심한 듯
의혹 적극 해명했으나 결국 3일 사퇴
‘아빠 찬스’ 등 논란 번지자 결심한 듯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의혹을 받아 온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후보자에 지명된 지 20일 만이다. 김 후보자는 그간 가족의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령 등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에 사실이 아니라며 반발했지만, 청문회를 3일 앞두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후보자는 3일 오전 9시30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후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윤석열정부의 첫 낙마 사례다.
김 후보자는 전날인 2일 밤까지도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에 적극적으로 해명했던 상황이어서 사퇴가 갑작스럽다는 반응도 많다. 김 후보자는 2일 저녁 MBC에서 ‘제자 논문 짜깁기’ 의혹을 제기하자 3시간만인 오후 11시7분쯤 기자단에 “두 논문은 별개의 논문이므로 사실과 다른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주길 바란다”는 해명 메일을 보냈다.
MBC는 김 후보자가 과거 소위 ‘방석집’이라 불리는 식당에서 접대를 받으며 제자의 논문 심사를 했다는 내용도 보도했는데, 김 후보자는 이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명 메일을 보낸 지 9시간 30분만인 3일 오전 8시30분쯤 “1시간 뒤 긴급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는 지난밤 사퇴 결심을 굳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갑작스런 기자회견 자청에 교육부 인사청문회 준비단도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가 한국외대 총장 시절 회계부정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점, 학생들에게 막말을 했던 점 등이 논란이 되면서 대학생 단체와 교육단체들은 연달아 “후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의혹을 받아 온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가장 논란이 컸던 것은 풀브라이트 장학금과 관련된 ’아빠 찬스’ 의혹이다. 김 후보자와 아내, 두 자녀가 모두 한미교육위원단이 운영하는 풀브라이트재단 장학금을 받았는데, 김 후보자는 2012∼2015년 한국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맡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장학금 선정 과정에 김 후보자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들이 잇따라 제기되자 지난달 19일부터 총 7개의 해명자료를 냈다. 한국외대 총장 시절 사외이사 겸직, 학생 가정환경 조사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해명자료에서는 “사외이사 겸직을 스스로 결정했다는 표현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성실하게 답변 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차분한 어조로 해명했다.
그러나 가족과 관련된 의혹이 나온 뒤에는 톤이 달라졌다. 김 후보자는 자녀의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이 논란이 되자 지난달 20일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인 후보자가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을지 모른다는 식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고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지난달 27일에도 “후보자가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라는 이유만으로 후보자 가족이 수혜자로 선발된 과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에 불과하다”며 재차 강한 어조로 부인했다.
하지만 관련 의혹이 계속됐고, 여기에 제자 논문 심사 과정까지 논란이 되는 등 주변으로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이날 사퇴 이유에 대해 “가족의 미래까지도 낱낱이 매도당할 수 있다는 염려가 있었고, 사랑하는 제자들까지 청문 증언대에 불러내는 가혹함을 없애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퇴 기자회견 후 취재진에게 “제가 지나가는 길에 마지막 품격을 지킬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며 별도의 질문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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