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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 반전 없이…文, 결국 '검수완박' 오늘 직접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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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걸면 임기말 당청관계 파국 부담…"자중지란 초래할 순 없어"

한때 합의한 중재안, 절차적 부담 덜어…여론 후폭풍 피하긴 어려울듯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월 1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여야간 극한 충돌 사태를 빚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논란의 종지부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찍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 국무회의를 주재해 국회에서 넘어온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해 공포할 예정이다.

본회의 의결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늦어도 이날 오후 3시∼4시에는 국무회의가 열리고 오후 5시 전에는 공포안이 의결되면서 검수완박 입법 절차가 완료되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그동안 국민의힘이나 검찰에서는 문 대통령이 막판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검수완박에 제동을 걸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지만, 현재로서는 이같은 반전은 일어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없이 그대로 의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거부권은 법안에 위헌적 요소가 있을 때 등 극히 이례적인 경우에만 행사하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처리돼 오는 법안, 그것도 국민의힘도 한번 합의했던 법안에 거부권을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거부권 카드'를 배제하기로 한 데에는 임기 마지막에 당청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당이 당론으로 밀어붙인 법안을 문 대통령이 가로막는다면 극도의 혼란을 피할 수 없으며, 이는 결국 여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추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거부권을 행사하는 순간 거대한 자중지란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꺼내 들 가능성을 일축했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문 대통령 스스로가 이번 법안 처리에 동의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은 잘된 합의"라고 공개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민주당이 처음 법안을 발의했을 때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은 속도조절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법안의 내용은 차지해 두고라도 민주당의 단독 처리는 문 대통령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내놓고, 국민의힘도 한때 여기에 합의를 이루면서 문 대통령 역시 최소한의 명분은 확보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청와대 내에서는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어쨌든 한 차례 여야가 이 중재안에 합의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 것만으로도 이 중재안이 어느 정도 합리적은 안이라는 점이 증명된 것 아닌가. 문 대통령도 절차적 정당성 문제에 대한 부담을 많이 덜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절차적 문제를 떠나 문 대통령이 그동안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수없이 강조해왔다는 점 역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도 "검찰은 때때로 무소불위 아니었나. 이는 대한민국에서 상식"이라며 "민주적 통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은 이번 법안을 공포하며 이같은 검찰 개혁이 진전하게 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크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 역시 그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19∼21일 전국 18세 이상 1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검수완박'과 관련, '검찰의 6대범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55%로 과반을 기록했다

'경찰에 이양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35%에 그쳤다.

물론 청와대에서는 이번 결정은 국회에서 이뤄진 것이며, 문 대통령은 정해진 절차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나 검찰이 실제로 문 대통령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결국 문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도 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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