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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더 많아진 꽃가루, 더 짙어진 오존…건강 위협하는 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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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봄을 맞아서 야외 활동이 늘고 있는데, 요즘 같은 때 꽃가루와 오존은 반갑지 않지요. 특히 꽃가루의 경우 전보다 더 길게, 많은 양이 날리면서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빨라지는 기후 변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서동균, 장세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서동균 기자>

이곳은 전북의 편백나무 숲입니다.

편백나무는 봄철 꽃가루를 많이 날리는 수종인데요, 과연 시민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보겠습니다.

[전형순/전북 전주시 : 꽃도 많이 피고 그래서 이렇게 봄나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편백나무 그런 데서 뭐 꽃가루가 날리고 그런다는 건 모르고 있었죠.]

[강혜란/전북 전주시 : 소나무 쪽에서만 그랬지. 이런 편백나무나 다른 거는 잘 몰랐어요.]

이맘때쯤이면 소나무와 참나무, 삼나무, 심지어 잔디도 꽃가루를 뿜어냅니다.

[김규랑/국립기상과학원 재해기상연구부 연구관 : 한 나무 전체에서는 한 일주일이나 열흘, 산 전체에서는 한 달 정도까지도 피니까. 그때 나오는 꽃가루들이 결국은 공기 중으로….]

봄의 불청객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가 더 취약합니다.

[서민교/어린이 환자 : 배드민턴을 치고 싶은데 꽃가루가 날리면 약간 집중에 방해되고. 친구들은 편하게 노는데 나는 약간 계속 기침하고 들이켜고 하니까….]

봄이면 늘 날리는 꽃가루인데, 왜 갈수록 환자가 늘어나는 걸까, 기후 변화가 한 원인입니다.

최근 해외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기온이 오르면서 꽃 피는 시기가 당겨지고 있고, 앞으로는 최대 40일 빨라져 꽃가루 날리는 기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산화탄소 농도도 높아지면서 탄소를 흡수해 자라는 나무에서 꽃가루 양이 1.5배 많아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꽃가루가 더 오래, 더 많이 퍼지는 데다 더 독해지기까지 한다는 겁니다.

[김규랑/국립기상과학원 재해기상연구부 연구관 : (꽃가루) 겉에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어떤 단백질들이 붙어 있습니다. 근데 그런 단백질의 양이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서 더 많이 증가할 수 있다고….]

또 꽃가루가 대기 중 코로나 등 바이러스를 매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오재원/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꽃가루가 날리고 코로나가 늘어나고 이제 그런 현상이 있다는 거는 꽃가루가 그 코로나의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피해가 커지자 도심에는 꽃가루가 날리는 수종은 심지 않고 있지만, 바람을 타고 수십km를 날아가는 꽃가루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지구 기온 상승을 막아 꽃가루 양을 줄이는 게 근본 해법입니다.

기후변화를 막아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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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만 환경전문기자>

기후 변화로 심해지는 건강 피해, 꽃가루뿐만이 아닙니다.

대기 오염 물질이 결합돼 만들어지는 오존 역시 호흡기나 눈을 자극하는데, 기후 변화로 더욱 위험성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위성 영상에 찍힌 여름철 우리나라 모습입니다.

한반도 전체가 시뻘건 무언가에 뒤덮여 있습니다.

침묵의 살인자, '오존'입니다.

겨울철과 비교하면 얼마나 심각한지 한눈에 드러납니다.

여름까지 한 달 넘게 남았지만, 오존 농도는 이미 주의보 수준까지 올라온 곳도 있습니다.

[안준영/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 : 벌써 4월인데도 불구하고 25도의 온도와 강한 일사량 이런 조건들이 되면 (오존 생성) 반응이 활발하게 나오는 거죠.]

만성 폐색성 폐질환 등 우리나라 오존 질환 사망자는 10년 새 2.3배 넘게 늘었습니다.

오존은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로도 막을 수 없어서 오염을 줄이거나 온도를 낮추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기후 변화로 기온이 1도씩 올라갈 때마다 쯔쯔가무시나 말라리아 같은 질병도 4% 이상 늘어납니다.

이런 피해는 경제·사회적 취약 계층에 집중됩니다.

[권호장/단국대 의대 교수 (기후 보건영향 평가 연구) :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를 분석을 해보니까 65세 이상의 노인들이나 남성들, 그다음에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 분들이 더 피해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기후 변화는 우리 일상을 파고들며 건강까지 파괴하는 현실적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황인석·최준식·김용우,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반소희·최하늘)
서동균, 장세만 기자(wind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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