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문재인 5년'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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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의 요청이 각계에서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분들에 대한 사면이 사법 정의에 부딪칠지라는 것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국민들의 지지 또는 공감대 여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특별사면에 대해 밝힌 솔직한 심정이다. 퇴임 직전 '부처님오신날'(5월8일)을 앞두고 임기 내 마지막 사면을 고심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속내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28일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아직 사면에 대해 최종 결단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막판 고심을 거듭하며 늦어도 이번 주말 전에는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사면 대상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전 교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만일 사면권 행사를 한다면 현재 거론되는 이들 모두를 사면 대상에 포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그간 정치인과 경제인 사면 최소화 원칙을 내세웠다. 그렇다면 사면 행사를 아예 하지 않거나 설령 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으로 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현재 종교계를 중심으로 사회 각계에선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정 전 교수 등에 대해 국민통합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퇴임 전 사면을 단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제계에선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가 이 부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 사면을 요청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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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내부에선 사면과 관련해 국민통합 명분은 충분하지만 정치적 부담을 우려한다.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사면은 진영으로 갈려 진보와 보수의 갈등 양상마저 있다.
다만 경제인 사면은 부담이 덜할 수 있다. 일자리 문제를 비롯해 공급망 불안, 우크라이나 사태 등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현안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를 결정하는 이들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경제를 위해 이들에 대한 사면을 통큰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여권의 부정적인 시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최근 경제계에서 이 부회장 등에 대해 사면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재벌을 위한 사면은 신중해야 한다. 같은 잣대로 법이 적용될 때 법의 위엄과 정당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일반 시민에 적용하는 잣대와 판·검사, 정치인, 유명 연예인, 대기업 총수에 적용하는 잣대가 달라선 안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면과 관련해 정해진 건 아직 아무것도 없다"며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참모들이 의견을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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