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학교 폐지를 촉구하는 전국교육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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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을 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비롯한 교육·시민사회단체가 27일 "특목고를 부활시키겠다는 건 대한민국의 교육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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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다양화 정책은 일반고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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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학교 폐지를 촉구하는 교육시민사회단체 일동'은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특권학교 부활 선언 인수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은 전교조를 비롯해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학무상화·평준화 국민운동본부 등 117개 단체가 주최했다. 대표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조승래 사립학교개혁과비리추방을위한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학생들을 성적으로 가르고, 차별을 제도화해 공교육 생태계를 파괴하는 특권학교 부활 정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조 상임대표는 "현재의 자사고·특목고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교육의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으로 가는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다"며 "특권 계층의 교육을 통한 계층 대물림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인수위가 특권학교 부활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고교다양화는 그 목적을 실현시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고교서열화, 고교차별화를 심화시켜왔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 학생 선택권을 앞세워 추진한 고교다양화 정책은 일반고 죽이기로 귀결됐다"고 비판했다.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 및 중학생의 진학희망 고교 유형별 1인당 사교육비는 자율형 사립고(53만5000원), 과학고·영재학교(51만6000원), 외고·국제고(49만4000원) 희망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고(32만3000원)의 1.5∼1.7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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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외고 결국 살아남나…고교유형 단순화→다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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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019년 발표했던 고교유형 단순화(안)/사진제공=교육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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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예정대로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폐지 정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자사고·외고·국제고 설립 근거를 삭제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학교는 2025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전국 24개 자사고·국제고 학교법인은 헌법상 보장된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2020년 5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현재까지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고교다양화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직접적으로 공약하지는 않았지만 한 교육시민단체에 보낸 답변서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다양화, 학생의 학교 선택권 확대가 추구돼야 한다"고 답했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내정 직후 "정부에서 축소 내지는 폐지하려는 노력이 있던 것으로 알지만 기능상 유지하거나 존속하는 차원의 교육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자사고·외고를 존치하는 내용은 인수위 110개 국정과제 대신 세부 이행계획에 담겨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대통령령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가 없어도 정부 의지만 있으면 자사고 존치가 가능하다. 해당 부처에서 입법예고를 한 뒤 국무회의 등을 거쳐 개정할 수 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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