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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작고 앳된 얼굴과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소유자였던 배우 선우일란은 원조 ‘베이글녀’였다.
에로영화의 황금기였던 1980년대,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던 ‘산딸기2’(1984)의 헤로인 선우일란은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올랐다. 영화 출연 당시 불과 19살이었던 그는 에로 영화에서 보기 드문 앳되고 귀여운 외모로 당시 대한민국 남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특히 선우일란은 뭇 여성들이 부러워할 완벽한 가슴과 다리를 갖고 있어 한복부터 기성복까지 어떤 옷을 입어도 세련되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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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화려한 데뷔 신고식을 마친 그는 ‘길고 깊은 입맞춤’(1985), ‘물레방아’(1986), ‘산딸기’(1987), ‘떡’(1988) 등에 출연하며 에로 영화의 전성기와 함께했다. 특히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는 젊은 미망인 유혜리 역을 맡아 도회적이고 세련된 패션을 보여주기도 했다.
앳된 이미지를 벗고 한층 성숙해진 연기로 전성기를 이어가던 1993년, 선우일란은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유명세 탓에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에게 하나의 ‘도피처’였던 셈이다. 그는 그렇게 6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와 휴식을 병행하며 자유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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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오랫동안 홀로 지낸 것에 대한 외로움 때문일까. 그는 귀국 후 8살 연상의 남자와 만난 지 얼마 안 돼 결혼하고 아들까지 낳았지만 곧 파경을 맞았다. 이후 그는 숨으려하기 보다 당당하게 남들 앞에 서는 싱글맘이 돼 아들을 키워왔다.
최근 한 토크쇼에 아들과 함께 출연해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한 선우일란. 하나뿐인 아들에 대해 “외아들을 결혼시키고 나면 실버타운에 들어갈 생각이다”라는 그의 말에서 모성애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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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우일란은 에로배우라는 타이틀보다 ‘엄마’라는 옷이 더욱 잘 어울리지만 여전히 연기에 목말라 있다. 오랫동안 활동을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숨길 수 없는 끼를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40대 중반을 훌쩍 넘긴 그는 지금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도 무색할 만큼 아름답다. 스타의 화려함이 아닌 세월의 지혜와 성숙함을 얻은 선우일란은 전성기 때와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넘치는 열정을 가진 그의 연기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사진작가 김상근 제공, 영화 ‘산딸기2’ 포스터, ‘밤으로의 긴 여로’ 스틸컷, JTBC ‘유자식상팔자’, ‘닥터의 승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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