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문재인 5년'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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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대통령집무실 이전 계획과 관련, 공개적으로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정권교체기 신구권력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구중궁궐'로 비유하면서 대통령실 이전 당위성을 강조한 윤 당선인의 인식을 공개 비판하며 날을 세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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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치 않다", "이런 식 정말 위험"...文, 대통령실 이전 강도 높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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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저녁 방송된 JTBC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의 대통령집무실 이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개인적으로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국가 백년대계인데 두루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고 게다가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3월 말까지 국방부 방빼라, 나가라, 5월10일 업무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일 추진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 이전이 매우 성급하게 추진됐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청와대에 있지 못하겠다'는 류의 결정과 일처리 방식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통령실 이전을 위해 지난 6일과 26일 각각 360억원, 136억원의 예비비 지출을 승인했다. 이를 통해 양측의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보였으나 대담에서 밝힌 문 대통령의 의중은 예상과 달랐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마치 '1호 국정과제'처럼 추진하는 마당에 그것으로 신구 권력이 크게 갈등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적어도 국정의 안보공백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실 이전을 공약했다가 안보 등을 이유로 포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했으면 좋았겠냐는 생각은 안하나'라고 질문하자 "아니다. 저는 결정을 잘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당시 구중궁궐 청와대란 이미지가 있었는데 코로나 유행 이전에 활발하게 현장을 다니면서 국민과 직접 소통했고 구중궁궐이라는 이미지가 없어졌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용산 집무실 이전 구상을 밝힌 자리에서 청와대의 구중궁궐 이미지를 강조한 것에 대해선 "자기들이 했던 시대의 행태를 그대로 프레임으로 덮어씌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윤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선 "소통은 대통령 의지의 문제이지 청와대라는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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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측 직접 대응 자제했지만 불편한 속내…안철수 "다음 정부 축복해주는 것이 국민 존중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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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문 대통령이 '작심발언'으로 집무실 이전을 비판하자, 당선인 측과 인수위는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브리핑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는 보름도 남지 않았다"며 "퇴임 시점에 이른 만큼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헌법가치를 수호하는 여러가지 일에 관심 갖고 책무에 집중해줄 것이라고 믿고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진 백브리핑에선 "윤 당선인이 이거에 대한 응답은 없으셨다"면서 "국민들이 바라보시기에 새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전직 대통령이 협조해서 잘 도왔다는 모습 보여주시는 게 국가 지도자로서의 품격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집무실 이전 문제에 대한 개별 논쟁은 하지 않았으나 문 대통령의 발언 수위에 대해선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5년 정권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이 하는 게 아니라 국민께서 하시는 것"이라며 "헌정사상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됐다는 것이 국민의 평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에서 정권 교체는 국민의 선택이기 때문에 지금 정부는 다음 정부에 대해 축복을 해주는 것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그게 국민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오히려 (문 대통령이) 덕담을 해주시는 것이 대인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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