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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국민연금 개편과 미래

[이슈 In] 퇴직 후에도 국민연금 보험료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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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없으면 납부예외 신청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손해 볼 수도

연합뉴스

퇴직 스트레스에 노후 걱정…50대 '경제행복지수' 최저(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사는 고모(51) 씨는 얼마 전 20년간 다니던 은행을 희망 퇴직했다.

인사 적체로 승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에서 3년 치 정도의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챙겨주는 좋은 조건을 제시할 때 하루라도 빨리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게 현실적으로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퇴직과 함께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100세 인생 시대를 맞아 긴 노후를 대비한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개인연금 보험상품을 새로 들어야 할지 아니면 국민연금에 계속 가입하는 게 맞는지 헷갈렸다.

고씨처럼 회사를 그만두고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퇴직자들이 적잖다.

◇ 납부예외 신청할 때 가입기간 등 고려해야

2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내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에서 만 60세 미만 국민 중에서 소득이 있으면 공무원연금 같은 직역 연금 가입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민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다만 직장을 다닐 때는 '사업장가입자' 자격이었지만, 퇴사하면 가입 종류가 '지역가입자'로 변경된다.

쉽게 말해서 사업장(회사)에서 근무하는 사용자와 근로자라면 모두 사업장가입자이고, 그 외에 카페 운영 등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은 지역가입자이다.

고씨의 경우 만 60세 미만으로 국민연금 의무가입자에 해당하기에 회사를 퇴직해도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하는 등 소득이 있다면 지역가입자로 직접 가입 신고하고 소득 신고를 해서 연금보험료를 내야 한다.

지역가입자 자격취득신고서는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발송되며, 국민연금 관할 지사를 방문하거나 우편, 전화, 팩스로 신고하면 된다.

연금보험료(월 소득의 9%)는 직장인일 때는 사업장가입자로 회사와 본인이 반반씩(4.5%씩) 부담하지만, 지역가입자가 되면 본인이 전액을 납부해야 한다.

퇴직 후 소득이 없으면 납부 예외를 신청해서 연금보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납부 예외 기간에 보험료를 내지 않아 당장은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그만큼 연금 가입 기간이 줄어 나중에 가입 기간 부족으로 아예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받을 연금액이 줄어들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은 최소 가입 기간 10년(120개월) 이상을 채워야만 노후에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납부 예외 기간 중간에 근로·사업 소득이 생기면 소득(납부 재개)신고를 해서 반드시 다시 연금보험료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 등의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소득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향후 연금액을 늘리고자 납부 예외를 신청하지 않고 연금보험료를 내고자 한다면, 전체 지역가입자의 중간 수준인 월 소득 100만원(2022년 )을 기준으로 9%, 즉 월 9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내면 된다.

실업급여 대상자라면 '실업크레딧' 제도를 이용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실업크레딧은 구직급여를 받는 사람이 신청하면 국민연금 월 보험료가 최대 6만3천원으로 책정되고 이 연금보험료의 75%(월 4만7천250원)를 1인당 생애 최대 12개월까지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비록 보험료는 적지만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리는 데 유용하다.

실업크레딧 지원이 끝나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월 소득의 9%만큼 보험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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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실업크레딧 신청(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퇴직 후 개인연금이냐, 국민연금이냐?

고씨가 고려 중인 개인연금과 국민연금 가운데 어느 쪽이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데 더 유리한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두 연금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연금이 더 좋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 노후를 더 든든하게 준비하고 싶다면 국민연금과 더불어 개인연금을 함께 가입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국민연금공단의 설명을 들어보면,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의 차이점은 뚜렷하다.

먼저 국민연금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을 주고, 개인연금은 약정금액을 기준으로 지급한다.

국민연금은 과거에 낸 보험료를 후에 연금을 받는 시점의 가치로 평가해 연금액을 산정하기에 그동안의 물가상승분이 반영된다. 나아가 연금수령 중에도 매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만큼 연금을 인상해 주기 때문에 받는 연금의 실질 가치가 보장된다.

이에 반해 개인연금은 물가 상승률과 상관없이 연금을 지급하기에 받는 연금액은 증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국민연금은 평생 받고, 개인연금은 수령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숨질 때까지 받고, 사망한 후에는 생계를 함께한 배우자, 자녀 등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한다.

반면 개인연금은 '일정 기간 지급'과 '평생 지급' 중 골라서 받을 수 있으며, 사망한 후에는 지정인(또는 법정상속인)에게 약정금액을 지급한다.

개인연금은 가입 중 가입자가 원할 때 중도에 해지할 수 있지만, 국민연금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국민연금은 노령·장애·사망 등 혼자서 대비하기 어려운 사회적 위험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해 대처하는 사회보장제도이기에 중도해지를 못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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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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