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검수완박에 대해선 "가야할 길"이라고 힘을 실었죠. 윤 당선인은 "대통령으로서 첫 임무는 헌법을 제대로 준수하는거"라는 발언을 또 오늘(26일) 했습니다. 검수완박을 둘러싼 신구갈등의 재현일까요,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아이러니 > 네, 질문도 답변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어제 JTBC에서 방송된 문재인 대통령과 손석희 전 앵커의 대담 이야깁니다.
[손석희/전 앵커 (어제) : 5년 전 촛불 시민의 여망을 안고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 그 소임을 다했는가에 대해서는 평가가 제각각일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임명했던 검찰총장이 우여곡절 끝에 상대당으로 가서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는 현실입니다.]
5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대통령, 다음 대통령은 한 때 현 정부의 검찰총장이자 '적폐 청산'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작금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아이러니, 예상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나 부조화를 뜻합니다. 문 대통령은 역대 가장 높은 임기 말 지지율로 자타공인 '레임덕 없는 정부'를 이끌었지만, 결과는 정권 교체였습니다. 그 이유를 대통령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손석희/전 앵커 (어제) :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가장 큰 요인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말하자면 이제 우리 정부에 대한 평가도 작용했겠죠.]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억울한 점을 약간 조금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한 번도 링 위에 올라가 본 적이 없거든요.]
[손석희/전 앵커 (어제) : 대통령께서 선거전에서 링 위에 오를 수 없는 것은 그건 룰이니까요. 그렇죠?]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별로 나 룰인지 잘 모르겠어요.]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얼마든지 이제 맞설 수 있고. 선거에 도움이 됐을 수 있죠.]
문 대통령은 현 정부의 과오를 일부 인정했습니다. 이를테면 거의 모든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부동산 정책이죠.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부동산 문제는 제가 5년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가 있고요.]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사실은 우리 정부의 성과라기보다는 우리 국민들의 성과인 거거든요. 이것을 이제 통째로 부정하는 것은 사실은 선거판이라서 가능한 이야기지.]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많이 회자한 단어, 아마도 '내로남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폐 청산을 기치로 스스로 높은 도덕성을 천명했던 정부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모습이 청와대와 여당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중잣대'라며 억울함을 토로했죠.
[손석희/전 앵커 (어제) : 내로남불. 많이 들으셨겠습니다마는. 부동산 문제에서도 이제 예를 들면 청와대 일부 참모들 문제도 있었고…]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늘 저쪽이 항상 더 문제인데, 저쪽의 문제는 보다 가볍게 넘어가고 이쪽의 보다 적은 문제들이 훨씬 더 부각되는 그런 이중 잣대도 한편으로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손석희/전 앵커 (어제) : 인사 원칙 5가지를 내세우셨을 때는 '우리는 그러지 않겠다'라는 하나의 선언일 수도 있고 실천 기준일 수 있었는데 이 적은 인원으로 '아무튼 검증을 했다. 그러니까 그건 양해 받아야 된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 사항은 아니잖아요.]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거는 당연히 안 될 이야기인데…]
그동안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던 '검수완박'에 대해서도 언급했죠. "검찰은 때때로 무소불위였다"며, "검수완박은 가야할 방향이다" 쐐기를 박았죠. 다만, 속도 조절을 통해 부작용을 보완해야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습니다.
[손석희/전 앵커 (어제) : 검찰이 늘 그렇게 무소불위입니까? 그러니까…]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검찰이) 때때로 무소불위 아니었습니까? 저는 그건 거의 대한민국에서는 상식이라고 보여지는데.]
[손석희/전 앵커 (어제) : 통제장치라든가 여러 가지 잠금장치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을 다 마련해 가면서 하는 것이 낫지, 지금 갑자기 왜 이렇게 강력 드라이브를 하느냐라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예. 그에 대해서는 저는 제 의견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어제 대담 방송에 앞서, 청와대에선 임기 마지막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놓은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했다가, 국민의힘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뒤였죠. 문 대통령은 중재안 통과에 힘을 실었습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 초청 기자간담회 (어제) :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루어진 양당 간의 합의가 저는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조금씩 불만스럽더라도 의회 민주주의에도 맞는 것이고, 계속해 나가야 될 협치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대담과 기자간담회를 가장 유심히 지켜봤을 사람, 아마도 곧 대통령직을 이어받아야 할 윤석열 당선인이 아니었을까요. 앞서 보셨듯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의 당선을 '아이러니'라고 칭했습니다. 윤 당선인 측은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배현진/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 지난 시절에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 그리고 국세청 등 정부 부처의 모든 권력기관을 통해서 상대 진영을 압박하고 그 권력을 사유화했다라는 데 국민들께서 상당한 피로감을 갖고 계십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탄생한 배경도 바로 그 때문 아니겠습니까?]
배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의 탄생 배경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누구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가장 잘 알고 계실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의 '아이러니' 발언을 정조준한 것이죠. 또 "윤 당선인의 입장은 헌법 가치를 무너뜨려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검수완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윤석열/대통령 당선인 : 대통령의 첫째 임무는 이 헌법을 제대로 준수하고, 이 헌법의 가치를 잘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우리에게 미래의 번영과 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동안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실현하도록 하겠습니다.]
< 검수완박 어디로 > 네, 검수완박 오늘도 뜨겁습니다. 지금 이 시각 국회에선 검수완박 법안을 심사하는 법사위 소위원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중으로 소위 심사와 전체 회의 의결까지 마치겠다는 입장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민의힘의 합의안 파기 시도를 묵과할 수 없습니다. 오늘 중에 법사위 심사는 완료될 것입니다. 이제 국회의장께서도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셔야 합니다.]
달리는 민주당, 붙잡는 국민의힘 형국인데요. 국민의힘은 재협상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여야가 합의해도, 국민을 설득 못하면 정당성을 얻지 못한다는 논리인데요. 중재안엔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가진 6대 범죄 중, 공직자 범죄와 선거 범죄를 포함한 네 가지를 삭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정치인들에게만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는 겁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중재안 그대로 통과시킨다면 정치 야합, 셀프 방탄법이라는 국민 지탄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공직자 선거 범죄를 포함한 4대 범죄 수사권을 검찰에 남기자는 재협상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여야는 또 다시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갔습니다. 박 의장 입장에선 중재안에 합의한 당사자들이 다시 중재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난감한 일이겠죠. 예상대로 성과는 없었습니다. 민주당은 단독처리도 불사하겠다며, 당장 내일 본회의를 열어달라 요구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저희로서는 기존 합의 사항대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고, (내일은) 반드시 본회의를 소집해 줄 것을 요청을 드렸습니다.]
거의 '사즉생'의 각옵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했죠. 법사위 간사이자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지금은 선거치를 상황이 아니다. 검수완박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별달리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원래부터 소위 '쪽수'에서 밀렸던데다, 의총 추인까지 거친 합의를 스스로 뒤집어버렸기 때문이죠. 또 어제 윤석열 당선인이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 '중재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주문했다는 보도는, 오히려 민주당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습니다.
[배현진/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 국회 상황, 특히 향후 집권 여당이 돼야 될 국민의힘의 원내대표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것이지, 어떠한 개입이나 주문을 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입법부의 최종 결정을 당선인 의중만으로 파기한다면, 국회를 거수기 삼은 수십 년 전의 독재 정치로 후퇴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당선인 측은 현 청와대를 상대로 압박에 나섰는데요. 장제원 비서실장은 "형사사법 체계를 흔들어놓는 일을 졸속으로 문 대통령 임기 말에 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뜻"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장제원/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 검찰 마음에 안 든다고 검찰의 수사권을 다 뺏어버리겠다? 그럼 방송 마음에 안 든다고 방송 통폐합하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저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거부권 행사하실 거라고 봅니다.]
앞서 보셨듯 문 대통령은 "중재안 합의는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이고요. 오늘 내일이 검수완박 법안 통과의 마지막 분수령이 될 걸로 보입니다.
< 역대급 열병식 > 북한이 어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기념해 역대급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습니다. 밤 9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시작된 행사는 ICBM을 포함한 군사 퍼레이드와 야간 에어쇼, 불꽃놀이로 이어졌는데요. 동원된 병력만 2만 명에 이릅니다. 연단에 선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력을 최대한 급속한 속도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일희/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 : 북한은 열병식을 통해서 지난 5년 동안 겉으로는 평화와 대화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단들을 개발하는 데 몰두해왔다는 것을 입증한 것입니다.]
관련해 대통령직 인수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우리에게 엄중하고 현실적인 위협이 됐기에, 이를 억제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한국형 3축 체계 능력을 조속히 완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스태그플레이션 > 어디서 많이 듣던 요 단어, 불경기를 뜻하는 stagnation과 물가 상승을 뜻하는 inflation의 합성언데요. 경기는 계속 침체한데 물가만 계속 오르는, 아주 심각한 경제 상황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한국은행 발표한 1분기 경제성적표에 따르면 소비, 투자 전 분야는, 오직 수출만 증가세를 보이며 가까스로 경제성장률 0.7%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3월 물가상승률은 4.1%.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직전이란 분석입니다. 이런 가운데 IMF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시아 지역에 '스태그플레이션'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봉쇄 조치, 모두 우리 경제에 좋지 못한 신호입니다.
< 머스크의 트위터 > 세계 최고 부자이자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했습니다. 얼마 전 머스크가 올린 트윗인데요. "나는 트위터를 사랑해", "너 그거 살 수 있잖아"라는 말엔 "그거 얼마야?"라고 되묻습니다.
결국 머스크는 트위터를 44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55조원에 인수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를 인수하려는 세계 최고 부호의 승리"라고 평가했고요.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라며 "트위터는 굉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화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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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검수완박에 대해선 "가야할 길"이라고 힘을 실었죠. 윤 당선인은 "대통령으로서 첫 임무는 헌법을 제대로 준수하는거"라는 발언을 또 오늘(26일) 했습니다. 검수완박을 둘러싼 신구갈등의 재현일까요,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아이러니 > 네, 질문도 답변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어제 JTBC에서 방송된 문재인 대통령과 손석희 전 앵커의 대담 이야깁니다.
[손석희/전 앵커 (어제) : 5년 전 촛불 시민의 여망을 안고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 그 소임을 다했는가에 대해서는 평가가 제각각일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임명했던 검찰총장이 우여곡절 끝에 상대당으로 가서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는 현실입니다.]
5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대통령, 다음 대통령은 한 때 현 정부의 검찰총장이자 '적폐 청산'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작금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어쨌든 결과적으로 지금 이제 다른 당의 후보가 돼서 대통령 당선된 것은 그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 됐죠. 그 부분의 발탁이 문제였나 그분을 우리 편으로 어쨌든 잘했어야 됐었나 모르겠습니다.]
아이러니, 예상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나 부조화를 뜻합니다. 문 대통령은 역대 가장 높은 임기 말 지지율로 자타공인 '레임덕 없는 정부'를 이끌었지만, 결과는 정권 교체였습니다. 그 이유를 대통령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손석희/전 앵커 (어제) :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가장 큰 요인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말하자면 이제 우리 정부에 대한 평가도 작용했겠죠.]
[손석희/전 앵커 (어제) : 예. 정권교체론이 가장 컸으니까요.]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억울한 점을 약간 조금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한 번도 링 위에 올라가 본 적이 없거든요.]
[손석희/전 앵커 (어제) : 대통령께서 선거전에서 링 위에 오를 수 없는 것은 그건 룰이니까요. 그렇죠?]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별로 나 룰인지 잘 모르겠어요.]
[손석희/전 앵커 (어제) : 링 위에 올랐다면 결과가 다를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얼마든지 이제 맞설 수 있고. 선거에 도움이 됐을 수 있죠.]
문 대통령은 현 정부의 과오를 일부 인정했습니다. 이를테면 거의 모든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부동산 정책이죠.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부동산 문제는 제가 5년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가 있고요.]
그러면서도, 현 정부의 성과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사실은 우리 정부의 성과라기보다는 우리 국민들의 성과인 거거든요. 이것을 이제 통째로 부정하는 것은 사실은 선거판이라서 가능한 이야기지.]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많이 회자한 단어, 아마도 '내로남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폐 청산을 기치로 스스로 높은 도덕성을 천명했던 정부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모습이 청와대와 여당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중잣대'라며 억울함을 토로했죠.
[손석희/전 앵커 (어제) : 내로남불. 많이 들으셨겠습니다마는. 부동산 문제에서도 이제 예를 들면 청와대 일부 참모들 문제도 있었고…]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늘 저쪽이 항상 더 문제인데, 저쪽의 문제는 보다 가볍게 넘어가고 이쪽의 보다 적은 문제들이 훨씬 더 부각되는 그런 이중 잣대도 한편으로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손석희/전 앵커 (어제) : 인사 원칙 5가지를 내세우셨을 때는 '우리는 그러지 않겠다'라는 하나의 선언일 수도 있고 실천 기준일 수 있었는데 이 적은 인원으로 '아무튼 검증을 했다. 그러니까 그건 양해 받아야 된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 사항은 아니잖아요.]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거는 당연히 안 될 이야기인데…]
그동안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던 '검수완박'에 대해서도 언급했죠. "검찰은 때때로 무소불위였다"며, "검수완박은 가야할 방향이다" 쐐기를 박았죠. 다만, 속도 조절을 통해 부작용을 보완해야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습니다.
[손석희/전 앵커 (어제) : 검찰이 늘 그렇게 무소불위입니까? 그러니까…]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검찰이) 때때로 무소불위 아니었습니까? 저는 그건 거의 대한민국에서는 상식이라고 보여지는데.]
[손석희/전 앵커 (어제) : 통제장치라든가 여러 가지 잠금장치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을 다 마련해 가면서 하는 것이 낫지, 지금 갑자기 왜 이렇게 강력 드라이브를 하느냐라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어제) : 예. 그에 대해서는 저는 제 의견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어제 대담 방송에 앞서, 청와대에선 임기 마지막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놓은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했다가, 국민의힘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뒤였죠. 문 대통령은 중재안 통과에 힘을 실었습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 초청 기자간담회 (어제) :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루어진 양당 간의 합의가 저는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조금씩 불만스럽더라도 의회 민주주의에도 맞는 것이고, 계속해 나가야 될 협치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대담과 기자간담회를 가장 유심히 지켜봤을 사람, 아마도 곧 대통령직을 이어받아야 할 윤석열 당선인이 아니었을까요. 앞서 보셨듯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의 당선을 '아이러니'라고 칭했습니다. 윤 당선인 측은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배현진/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 지난 시절에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 그리고 국세청 등 정부 부처의 모든 권력기관을 통해서 상대 진영을 압박하고 그 권력을 사유화했다라는 데 국민들께서 상당한 피로감을 갖고 계십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탄생한 배경도 바로 그 때문 아니겠습니까?]
배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의 탄생 배경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누구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가장 잘 알고 계실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의 '아이러니' 발언을 정조준한 것이죠. 또 "윤 당선인의 입장은 헌법 가치를 무너뜨려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검수완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윤석열/대통령 당선인 : 대통령의 첫째 임무는 이 헌법을 제대로 준수하고, 이 헌법의 가치를 잘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우리에게 미래의 번영과 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동안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실현하도록 하겠습니다.]
< 검수완박 어디로 > 네, 검수완박 오늘도 뜨겁습니다. 지금 이 시각 국회에선 검수완박 법안을 심사하는 법사위 소위원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중으로 소위 심사와 전체 회의 의결까지 마치겠다는 입장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민의힘의 합의안 파기 시도를 묵과할 수 없습니다. 오늘 중에 법사위 심사는 완료될 것입니다. 이제 국회의장께서도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셔야 합니다.]
달리는 민주당, 붙잡는 국민의힘 형국인데요. 국민의힘은 재협상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여야가 합의해도, 국민을 설득 못하면 정당성을 얻지 못한다는 논리인데요. 중재안엔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가진 6대 범죄 중, 공직자 범죄와 선거 범죄를 포함한 네 가지를 삭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정치인들에게만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는 겁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중재안 그대로 통과시킨다면 정치 야합, 셀프 방탄법이라는 국민 지탄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공직자 선거 범죄를 포함한 4대 범죄 수사권을 검찰에 남기자는 재협상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여야는 또 다시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갔습니다. 박 의장 입장에선 중재안에 합의한 당사자들이 다시 중재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난감한 일이겠죠. 예상대로 성과는 없었습니다. 민주당은 단독처리도 불사하겠다며, 당장 내일 본회의를 열어달라 요구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저희로서는 기존 합의 사항대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고, (내일은) 반드시 본회의를 소집해 줄 것을 요청을 드렸습니다.]
거의 '사즉생'의 각옵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했죠. 법사위 간사이자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지금은 선거치를 상황이 아니다. 검수완박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별달리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원래부터 소위 '쪽수'에서 밀렸던데다, 의총 추인까지 거친 합의를 스스로 뒤집어버렸기 때문이죠. 또 어제 윤석열 당선인이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 '중재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주문했다는 보도는, 오히려 민주당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습니다.
[배현진/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 국회 상황, 특히 향후 집권 여당이 돼야 될 국민의힘의 원내대표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것이지, 어떠한 개입이나 주문을 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입법부의 최종 결정을 당선인 의중만으로 파기한다면, 국회를 거수기 삼은 수십 년 전의 독재 정치로 후퇴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당선인 측은 현 청와대를 상대로 압박에 나섰는데요. 장제원 비서실장은 "형사사법 체계를 흔들어놓는 일을 졸속으로 문 대통령 임기 말에 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뜻"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장제원/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 검찰 마음에 안 든다고 검찰의 수사권을 다 뺏어버리겠다? 그럼 방송 마음에 안 든다고 방송 통폐합하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저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거부권 행사하실 거라고 봅니다.]
앞서 보셨듯 문 대통령은 "중재안 합의는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이고요. 오늘 내일이 검수완박 법안 통과의 마지막 분수령이 될 걸로 보입니다.
< 역대급 열병식 > 북한이 어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기념해 역대급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습니다. 밤 9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시작된 행사는 ICBM을 포함한 군사 퍼레이드와 야간 에어쇼, 불꽃놀이로 이어졌는데요. 동원된 병력만 2만 명에 이릅니다. 연단에 선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력을 최대한 급속한 속도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일희/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 : 북한은 열병식을 통해서 지난 5년 동안 겉으로는 평화와 대화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단들을 개발하는 데 몰두해왔다는 것을 입증한 것입니다.]
관련해 대통령직 인수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우리에게 엄중하고 현실적인 위협이 됐기에, 이를 억제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한국형 3축 체계 능력을 조속히 완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스태그플레이션 > 어디서 많이 듣던 요 단어, 불경기를 뜻하는 stagnation과 물가 상승을 뜻하는 inflation의 합성언데요. 경기는 계속 침체한데 물가만 계속 오르는, 아주 심각한 경제 상황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한국은행 발표한 1분기 경제성적표에 따르면 소비, 투자 전 분야는, 오직 수출만 증가세를 보이며 가까스로 경제성장률 0.7%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3월 물가상승률은 4.1%.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직전이란 분석입니다. 이런 가운데 IMF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시아 지역에 '스태그플레이션'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봉쇄 조치, 모두 우리 경제에 좋지 못한 신호입니다.
< 머스크의 트위터 > 세계 최고 부자이자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했습니다. 얼마 전 머스크가 올린 트윗인데요. "나는 트위터를 사랑해", "너 그거 살 수 있잖아"라는 말엔 "그거 얼마야?"라고 되묻습니다.
결국 머스크는 트위터를 44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55조원에 인수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를 인수하려는 세계 최고 부호의 승리"라고 평가했고요.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라며 "트위터는 굉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화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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