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서 검수완박 당위성 옹호
“검찰이 정치적으로 독립할수록 무소불위 권력이 되기 쉬운데 민주적 통제방안 고민하는 것은 당연” 주장도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내 집무실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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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저지해야 한다고 언급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굉장히 위험한 표현”이라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문재인 5년’에서 “찬성하지 않는다거나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을 할 순 있어도 ‘반드시 막겠다’는 식의 표현을 쓰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번 특별대담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이 나오기 전인 지난 14∼15일 녹화됐다.
문 대통령은 또 손 전 앵커가 ‘(한 후보자는) 국민 피해를 막겠다는 명분을 얘기한다’고 하자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 된다”며 "국민을 얘기하려면 정말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의를 특정한 이들이 독점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에 대해서는 “그렇게 가야 할 방향이며 원래부터 그 목표를 추진해왔다”며 “법 제도적으로 수사권은 기본적으로 경찰에, 1차적 종결권은 경찰이 갖게 되고 검찰은 보완적인 수사권을 갖게 되는 형태가 세계적인 스탠더드가 돼 있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계속해서 “상당 부분 법제화가 이뤄졌는데 완전히 다 이뤄진 건 아니다”라며 “절반 정도 이뤄졌다고 볼 순 있을 텐데, 더불어민주당은 그 부분을 더 완성해야겠다고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잘못에 대해서는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는데, 검찰은 때때로 무소불위 아니었나. 이는 대한민국에서 상식”이라며 “검찰의 정치화가 문제”라고 직격했다.
이어 “검찰을 정치적으로 간섭하지 않는다고 해서 검찰이 탈정치화되느냐”라며 “그렇지 않다는 걸 역사에서 봐 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심지어 검찰 자신의 잘못은 누구나 알 정도의 ‘내 편 감싸기’를 해서 기소율이 0.1%밖에 되지 않는다”며 “검찰이 잘못할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검찰이 정치적으로 독립할수록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기 쉬운데 민주적 통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거듭 검수완박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과거 검수완박에 대해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고 손 전 앵커가 거론하자 “과거에 했던 얘기를 지금 국면에 끌어들여 (얘기하면 안 된다)”며 “국회 논의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손 전 앵커가 ‘(문제는 민주당이) 이렇게 갑자기 강력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라고 묻자 “그에 대해서는 의견을 말하지 않겠다. 국회 현안에 개입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라고 피해갔다.
‘검수완박 법안이 넘어오면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질문 자체가 여러 가정적 상황을 안고 있어서 내가 똑 부러지게 답하기가 쉽지 않다”며 “국회 논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절차에서 크게 무리 없이 될 것인지도 봐야 한다”고 거듭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에 손 전 앵커가 재차 ‘무리가 없다는 게 어떤 기준이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그냥 그런 정도로만 들어주시라”고 말을 아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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