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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대담-문재인의 5년] "높은 도덕적 기준 말했다면…스스로 솔선수범의 모습 보여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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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손석희 전 앵커와의 퇴임 전 마지막 인터뷰

[앵커]

대선 얘기로 잠깐 들어가겠습니다.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가장 큰 요인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말하자면 이제 우리 정부에 대한 평가도 작용했겠죠.]

[앵커]

정권교체론이 가장 컸으니까요.

[그런데 그 점에 대해서 인정하지만 억울한 점을 약간 조금 이야기하자면 저는 한 번도 링 위에 올라가 본 적이 없거든요. 제가 민주당인데 우리 당 후보라고 제가 격언을 할 수도 없었고 입도 뻥끗할 수 없었죠. 그런데 마치 이제 선거 졌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이고요. 왜 그런가 하면 미국을 비롯해서 심지어 내각책임제 국가들도 대통령이든 총리든 본인이 선수로 나가기도 하고 또는 본인이 선수로 나가지 않는 경우에도 지원유세들은 다 하죠. 본인이 선수로 나가든 지원 유세를 하든 선거는 엄정하게,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게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우리는 선거에 대한 중립이라는 명제를 앞세워서 말하자면 우리 현 정부에 대해서 마구잡이로 반대하고 공격하고 비판해도 우리 정부는 그에 대해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에서 선거를 치렀다는 것을 우선 말씀을 드리고 제일 이제 본질적으로는 지난번 선거가 지나치게 비호감도 또는 네거티브적인 그런 선거가 치러졌다고 생각합니다. 검증은 필요하죠. 당연히 선거에서 검증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검증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후보자들의 가치나 철학이나 정책 이것이 이제 어떻게 차별성을 갖느냐 하는 부분이 절반 정도의 비중을 차지해야 되는데 민주당 후보가 강점을 가진 가치나 철학이나 정책의 우위점 이런 것들이 그냥 묻혀버린 결과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아쉽다고 생각해요.]

[앵커]

알겠습니다. 대통령께서 선거전에서 링 위에 오를 수 없는 것은 그건 룰이니까요. 그렇죠?

[별로 나 룰인지 잘 모르겠어요.]

[앵커]

아무튼 법으로 금지돼 있으니까 그거는 못 하시는 거 아닙니까?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옛날에 김대중 대통령님은 이른바 공천장을 수여하는 그런 행사를 직접 하시기도 하고 거기서 이제 이런저런 덕담을 하시기도 했죠. 그런데 그때는 당의 총재기 때문에 총재 자격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당의 총재가 아니고.]

[앵커]

기억납니다.

[그냥 당원이니까 안 된다. 나는 이런 거 굉장히 약간 좀 위선적인 해석이라고 생각해요.]

[앵커]

그러면 만일에 표현하신 대로 링 위에 올랐다면 결과가 다를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적극적으로 지지 활동을 할 수도 있고 또 우리 정부의 어떤 성과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는 우리가.]

[앵커]

반론할 수 있고.

[얼마든지 맞설 수 있고. 선거에 도움이 됐을 수 있죠. 모든 나라가 그런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는데 우리만 유독 꽁꽁 묶어놓고 선거를 치른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앵커]

그것은 선거전에 국한시켜서 말씀하셨지만 어찌 보면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지난 5년 동안 계속 링 위에 있으셨던 분 아닌가요?

[그렇지만 만약에 지금 이제 4년 중임제 대통령제 그런 개헌도 늘 논의되는데 4년 중임제 하게 되면 첫 번째 임기 마친 분이 또 출마를 할 경우에는 본인 스스로 선수가 되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하겠습니까? 4년 동안 링에 있었으니까 선거 기간 동안에는 그냥 상대방만 활동하게 합니까? 그러니까 그것은 민주주의의 당연한 과정인데 우리가 아주 이상하게 해석하고 있다, 운용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또 다른 반론들도 많이 나올 것 같기는 합니다마는.

[별로 반론이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게 돼 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그렇습니다.]

[앵커]

결국 정권교체론이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화두였다는 것에 대해서 대통령께서는 억울함 이런 것들도 많이 느끼시는 모양입니다.

[아니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그게 일종의 프레임 같은 건데 예를 들면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 대단히 지지도가 높았지만 부통령이 그다음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아직 임기가 있었지만 국무장관 되는 분이 이기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그것이 선거의 승리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 반대로 지지도가 낮았다 해서 그것이 또 그다음에 패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게 정권교체 여론 이런 것으로 선거가 결판나는 거라면 그럼 무엇 때문에 선거가 필요하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민주당 쪽 후보가 때로는 앞서기도 하고 그다음에 대단히 근접한 결과가 된 거 이런 거 어떻게 해석하겠습니까?]

[앵커]

대선에 대해서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그런데 부동산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를 규정하는 야당 프레임 중에 대표적인 것이 나왔습니다. 내로남불 많이 들으셨겠습니다마는. 부동산 문제에서도 이제 예를 들면 청와대 일부 참모들 문제도 있었고 논란이 된 이슈 중에 특히 아프셨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두 가지를 다 말할 수 있는데 하나는 우리 스스로 보다 도덕성을 내세웠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더 높은 도덕적인 기준을 유지했어야 되는 그런 부분이 공격받는 부분이 당연히 아쉬웠고요.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중 잣대. 부동산의 보유라든지 투기라든지 모든 면에서 보면 늘 저쪽이 항상 더 문제인데 저쪽의 문제는 보다 가볍게 넘어가고 이쪽의 보다 적은 문제들이 훨씬 더 부각되는 그런 이중 줏대도 한편으로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우리가 보다 높은 도덕성이나 개혁을 말한다면 스스로 솔선수범의 모범을 보였어야 됐다고 생각하죠.]

[앵커]

사실은 그 문제는 이제 이른바 인사원칙 5가지 기준을 제시한 바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다 제가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마는. 위장전입, 논문표절, 세금 탈루 등등인데 그 기준의 깐깐한 검증을 하겠다. 그런데 사실은 인사 때마다 이게 논란하고 비판이 이어졌던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회 동의 없이 그냥 임명을 했을 경우도 굉장히 많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정부보다 더 많았다 이런 얘기도 나오니까요.

[우선은 그 법률상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자리가 있고 국회 동의가 없어도 되는 거니까.]

[앵커]

그건 다 알고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경우니까요.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한 사례가 많다 이게 특별히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고. 우선 그것도 검증의 전체적인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청와대에서 검증을 먼저 하지만 청와대의 검증이 완전무결할 수는 없죠. 왜냐하면 청와대의 인원이 얼마 안 됩니다, 인사검증하는 팀이. 무슨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경찰, 검찰, 국세청 등 국가기관이 보유한 자료 송부받고 구글링하고 거기다가 이제 검증질문서를 주어서 그에 대한 답변에 대해서 하나하나 따져보고. 이것이 이제 청와대 검증팀이 할 수 있는 전부거든요. 이것이 1차 검증이라면 그 뒤에 언론이 그다음 단계의 검증을 하게 되고 그다음에 이제 국회가 청문회를 통해서 마지막 검증을 하게 되는 것이죠. 전체를 검증의 과정으로 보면 좋겠고요. 예를 들면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새롭게 불거진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청와대 검증의 실패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고 보고요.]

[앵커]

그렇기는 한데.

[그다음에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습니다마는 인사를 하는 사람이면 최고의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청와대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기능 제일 높은 단위니까요. 그분들은 과거에 그냥 우리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살아오면서 성취를 이룬 분들이거든요. 지금의 눈높이하고는 다른 시대를 살아왔던 분들이에요. 우리 인사청문회는 도덕성 검증 쪽에만 나머지 이제 메몰돼서 그것이 또 정치화되니까 이른바 이제 망신주기 청문회가 되는 거죠.]

[앵커]

그런데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보자면 여야가 공수가 바뀌면 다 똑같은 얘기를 계속 여태까지 해 왔기 때문에 그러니까 야당일 때는 그렇게 공격을 하고 여당이 되면 지금 대통령님 말씀만 가지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도덕성 검증은 좀 너무 과하게 아니면 하지 말고 혹은 비공개로 하자라는 정도의 얘기는 그동안 계속 인사청문회가 생긴 다음부터 계속 있어 왔던 얘기여서요.

[저는 어쨌든 물러나는 대통령이니까 제가 청문회 거취, 인사를 할 것도 없고 이것은 오로지 저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말하자면 미래를 위한 이야기기 때문에.]

[앵커]

다만 이런 의문이 듭니다. 그러니까 인사 원칙 5가지를 내세웠을 때는 우리는 그러지 않겠다라는 하나의 선언일 수도 있고 실천 기준일 수 있었는데 나름대로 검증을 하지만 언론이나 국회에서 검증해서 다른 사안이 드러나면 그거야 어쩌겠느냐. 우리는 이 적은 인원으로 아무튼 검증을 했다. 그러니까 그건 양해받아야 된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 사항은 아니잖아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거는 당연히 안 될 이야기인데 적어도 청와대에서 그 기준에 위배된 인사를 추천한 적은 없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것이 언론이나 아니면 국회에서 다른 문제가 드러났을 때 아까 말씀하실 때 법률상 동의받지 않고 임명하실 수 있지만 그래도 문재인 정부가 처음에 내세웠던 기치를 보자면…

[아니고. 그러니까 그것이 나는 약간 우리 정치나 또는 언론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처음에 그 기준 부분은 큰 방향의 기준을 정한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음주운전 안 된다 그러면 구체적 기준이 필요한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음주운전을 무슨 수십 년 전에 한 번 한 것만 갖고도 안 된다 그렇게 말할 수 없죠. 위장전입도 수십 년 전에 한 번 한 것 가지고 절대 안 된다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각 원칙마다 구체적 기준을 다 세웠습니다. 다 발표했습니다. 예를 들면 음주라면 이후 등 여러 가지. 이 기준에 위배된 적이 없다는 거죠. 다만 이럴 수는 있습니다. 그런 기준 외에 국민들이 보기에 또는 언론이나 국회에서 보기에 이분은 그 기준 밖이어도 문제가 있지 않냐라든지 그런 부분이 청와대 검증 때 없던 사유가 새로 발견될 수도 있고 설령 청와대가 알았다 해도 판단이 다를 수는 있었던 거죠. 청와대는 그 정도면 양해가 되겠지 하는 부분을 언론이나 국회에서는 용납하지 못하는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앵커]

사실은 이런 비판이나 아쉬움 같은 것들은 초기부터 어떤 적폐청산을 모토로 내세우고 그에 의해서 국정운영을 해나갔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자 아쉬움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까 잠깐 말씀하셨지만 내로남불이라는 프레임 공격에서 훨씬 자유로워지려면 더욱더 엄격했어야만 되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하신다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그거는 당연한 일이고 설령 적폐청산을 외쳐오지 않았다고 해도 어떤 정부라도 지켜나가야 될 원칙이라고 보고요.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적폐청산은 우리가 내세운 게 아니라 그때 촛불광장을 지배하던 구호였죠. 자연히 우리 정부의 목표가 된 것이고요.]

손석희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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