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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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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마감]당국 개입에도 1250원 뚫렸다…亞통화 약세+美달러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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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인덱스 101선 상승 전환, 강달러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위안화 약세 등 요인

국내증시 2% 안팎 급락, 외국인 순매도 확대

외환당국 구두개입에도 환율 10원 이상 올라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오르면서 1250원 턱밑에서 마감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1250.10원까지 오르면서 외환당국의 공식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상승폭을 키워갔다. 미국 통화정책의 긴축이 독보적인 가운데 위안화의 약세폭이 커지자 원화도 이에 동조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또 아시아권 증시 전반의 약세로 국내증시도 2% 안팎으로 낙폭을 키우며 원화 절하 흐름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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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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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39.10원) 대비 10.80원 오른 124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상승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15일(1242. 80원) 이후 1240원대로 처음 올라선 것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24일(1265원) 이후 2년 1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상승폭 기준으로는 지난달 14일 10.30원 이후 처음으로 10원 이상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이 이날 오전 공식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며 환율 상승 압력 방어에 나섰지만 영향은 미미했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최근 환율 움직임은 물론 주요 수급주체별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당국의 공식 구두개입 메시지는 지난 3월 7일 이후 처음이다.

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을 6~7원선으로 일부 낮추는 듯 했지만 곧이어 추가 상승하며 고점을 높여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오후들어서는 10원 이상으로 상승폭을 키워나갔다.

이날 환율 급등세를 이끈 것은 크게 세 가지 요인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한데다가,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인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 일부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는 한 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까지 언급하면서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인 영향이 가장 크다. 현지시간 이날 오전 2시40분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종가 대비 0.44포인트 오른 101.66을 기록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15일(101.9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 성장 둔화 등에 따른 영향에 위안화가 약세폭을 키우면서 원화에도 영향을 줬다. 같은 시간 달러·위안(CNH) 환율은 전장 대비 0.94% 가량 급락한 6.59위안대에 거래되면서 약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최근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화는 달러당 128엔선으로 약세를 일부 되돌린 모습이지만 아시아권 통화 전반이 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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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회피 심리도 커졌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가 4% 가까이 급락해 2020년 6월 이후 2년여만에 3000선을 밑돌고 있다. 심천 종합지수도 5%대 하락하고 있고 홍콩항셍지수, 대만 가권 지수도 2~3%대 낙폭을 보이는 중이다. 국내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확대로 낙폭이 2% 안팎으로 커졌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72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400억원 내던졌다. 지수는 각각 1.76%, 2.49% 가량 내렸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당국에서 공식 구두개입이 나왔지만 역외 투자자들은 달러화 강세 재료가 즐비하고 1250원선을 뚫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자 롱(달러 매수) 심리를 오히려 더 키운 모습이었다”면서 “아시아 증시 전반이 무너지고 위안화 약세폭도 커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도 가중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으로는 환율 상승을 막기 역부족일 것이란 판단이 크다.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중국 등 세계경기 둔화 우려가 더 커지면 환율 연고점을 1260~1270원선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집계된 거래 규모는 97억3000만달러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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