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성·동일성' 모호 비판…'공소시효 6개월' 선거사건 배제에도 우려
박성진 대검차장이 업무대행…사직서 낸 김오수 총장, 25일 입장 해명
박 의장·여야 원내대표 "검찰개혁법안 4월 임시국회 중 처리" |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검찰이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 설득 준비에 나섰다.
여야 합의로 이번 주 후반 법안의 본회의 통과가 유력시되는 만큼 막판 조문 작업에라도 검찰 입장을 최대한 반영시키겠다는 생각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사직서를 낸 김오수 검찰총장을 대신해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를 중심으로 국회에 의견을 전할 대응자료를 준비 중이다.
박 차장검사도 항의성 차원에서 고검장 6명과 동반 사표를 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아 업무가 가능하다. 박 차장검사는 총장 업무 대행을 맡아 중재안대로 법안이 통과되는 걸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실무자들은 토요일인 전날 청사에 나와 박 의장 중재안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수정 방향을 정리했다.
대검은 우선 경찰 송치 사건을 검찰이 수사할 때 '범죄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벗어나는 수사를 금지'한 중재안 4항에서 '단일성·동일성'이란 단어를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재안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보이스피싱이나 다단계 사기 등에서 진범·공범 및 추가 피해를 밝혀내는 수사를 할 수 없어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대검은 차라리 검찰청법에 '별건 수사'의 개념을 명확히 넣고, 보완수사 시 별건 수사를 못 하도록 구체적 조문을 만드는 게 낫다고 본다.
한 검찰 관계자는 "'단일성·동일성'의 모호함으로 인한 해석의 차이, 실무상 문제점 등 때문에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별건 수사 금지는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모든 수사 기관에 적용돼야 하는데 유독 검찰에만 단일성·동일성 개념을 넣어 금지 범위를 넓히려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검찰청 |
대검은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서 선거 범죄를 제외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도 정리했다. 선거 사건의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상황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 권한을 없애면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사건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라는 우려다.
대검은 각 부서의 의견을 취합해 대응자료를 만든 뒤 법무부를 거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 의장의 중재안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김오수 검찰총장도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아울러 김 총장이 박 의장 중재안에 동조한 것 아니냐는 검찰 내부의 의혹에도 직접 해명할 예정이다.
휴일이지만 검찰 내부망에는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왔다.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및 간부들, 청주지검 및 산하 지청 간부들, 제주지검 검사들, 인천지검 부천지청 간부들 명의로 입장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국 선거 전담 간부진과 평검사들도 호소문에서 6·1 지방선거를 예로 들며 수사 공백을 우려했다.
이들은 "선거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허락하기 어렵다면 경찰이라도 충실히 수사할 수 있도록 선거사범에 대한 6개월의 단기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일반 사건과 동일한 공소시효가 적용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김지영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 부부장검사는 "제3의 수사기관이 하루아침에 천재적인 소수에 의해서 바로 부패범죄 수사 노하우와 의지를 갖출 수 있다고 진정 믿나"라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강백신 서울동부지검 공판부장은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형사법집행 시스템 변화 사례를 제시하며 우리나라의 검찰 개혁에 참고할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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