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4월 23일은 전 세계가 함께 기념하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세계 책의 날)입니다.
400여 년 전인 1616년 이날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등 많은 명작을 남긴 영국 문호 셰익스피어와 세기의 명작 '돈키호테'를 쓴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가 타계했는데요.
유네스코는 이들을 기리고자 이날을 세계 책의 날로 1995년에 지정했습니다.
현대에는 전자기기와 영상매체가 발달해 책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종이 매체는 전자 매체보다 가독성이 좋고 파손도 안 되고 싸다는 장점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보통 책이라고 하면 종이책을 떠올리는데요. 고대에는 종이가 없어 기원전 3천 년 전후 문자를 창안한 인류는 다양한 재료에 기록했습니다.
동양에선 귀갑수골(거북 등딱지와 짐승 뼈)이나 쇠붙이, 돌에 기록을 남기다가 지혜가 발달하면서 죽간목독(竹簡木牘)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죽간은 대나무를 쪼갠 조각, 목독은 나무를 작게 쪼갠 조각을 말합니다. 이보다 먼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갑골이나 금석에 새기거나 쓴 것은 글자가 하나의 물건에 부속된 것이어서 죽간목독을 책의 기원으로 보는 게 학계의 통념입니다.
서양과 오리엔트 지역에서는 점토판이나 파피루스 등을 기록매체로 사용했는데요. 점토판은 고대문명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나왔지요. 점토판은 기원전 3천 년경부터 기원후 2∼3세기까지 주로 사용됐습니다.
또 다른 고대문명 발상지인 이집트의 나일 문화권에선 파피루스를 기록매체로 사용했습니다. 파피루스는 이집트 나일강 삼각주에서 많이 자라던 갈대의 일종으로 학명은 'cyper papyrus'입니다. 오늘날 쓰는 'paper, papier, papel'이란 말은 모두 파피루스에서 나온 것입니다.
중국 후한 때인 서기 105년 채륜(50?∼121년)이 기존 제지법을 개량하면서 인쇄가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종잇값이 비싸 종이책의 대량 보급은 쉽사리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5세기 활판 인쇄술이 나와 책 수량이 폭증했습니다. 이는 지식 및 지적 욕구 증가로 이어져 출판이 또 늘어나는 식의 선순환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오늘날에는 오디오북이나 전자책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출판업계 상황은 어떨까요?
출판시장 규모는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2020년 국내 출판시장에서는 교육용 도서 출판은 부진했지만, 단행본 출판은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했고 만화·웹툰·웹소설은 비약적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상위 78개 출판기업의 2020년 매출액을 분석해 2021년 4월 내놓은 자료에 따른 것입니다. 이들 기업의 총매출액은 4조8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습니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출판·인쇄 관련 시장은 약 7천억 달러(865조 원)에 달합니다. 상업출판사의 상업적인 발행물에 한정한 좁은 의미의 출판은 3천억 달러대입니다. 이는 영화, 게임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시장보다 출판, 인쇄 시장이 훨씬 큰 수준인데요.
세계 최대 출판시장 규모를 지닌 미국은 나름 '호황'이지만 출판시장 규모 세계 2~3위인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출판시장 규모가 갈수록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출판업계는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교해 출판시장 감소 규모가 비슷하고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의 큰 감소 폭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우리나라 국민 독서량도 줄어들고 있는데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1월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만 19살 이상 성인 연령층에서 1권이라도 책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인 연간 종합독서율은 47.5%로 8.2%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읽은 책들도 2년 전엔 7권 이상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권 정도였습니다.
유창엽 기자 이지원 크리에이터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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