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AP/뉴시스] LA 에인절스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2 MLB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1회말 투구를 하고 있다. 2022.04.21. /사진=뉴시스 타석에서의 오타니 쇼헤이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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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로도 타자로도 완벽했다.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른바 ‘2도류’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의 두 개 칼이 모처럼 제대로 작동했다. 에인절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투수 겸 1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의 활약에 힘입어 6-0으로 승리했다.
오타니는 우선 마운드에서 빛났다. 이전 두 차례 등판서 2패로 부진했던 오타니는 6이닝 1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과시했다. 12K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 타석에선 4타수 2안타 2타점을 남겼다.
5회까진 무안타 무볼넷의 퍼펙트 상황이었다. 출발부터 범상치 않았다. 1회 1번 타자 페냐를 공 4개로 삼진 처리했다. 볼카운트 1-2에서 시속 137㎞ 슬라이더로 페냐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2번 브랜트리 타석에선 직구 스피드를 154㎞로 끌어 올렸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9㎞. 볼카운트 2-2에서 이번엔 뚝 떨어지는 포크볼(스플리터)로 블랜트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3번 브레그먼은 좌익수 플라이.
압권은 3회와 4회였다. 7번 굿럼부터 3번 브레그먼까지 6명의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124㎞ 커브부터 158㎞ 빠른 공까지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6명의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 처리한 대목이 이색적이었다.
타자의 눈엔 모두 스트라이크로 보이는 공이었다. 마지막 삼진 구종은 슬라이더 3개, 포크볼 3개였다. 4회 메이저리그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 가운데 한 명인 브레그먼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장면이 짜릿했다.
어려운 타자인 만큼 내리 변화구를 던졌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반반, 마지막 결정구는 147㎞ 포크볼이었다. 오타니는 5회 첫 타자 알바레즈를 유격수 뜬 공으로 잡아내 탈삼진 행진을 멈추었다.
6회 말 첫 타자 굿럼을 다시 삼진 처리했다. 퍼펙트 행진이 언제까지 갈까. 오타니는 후속 타자 카스트로와 3-2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카스트로는 6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퍼펙트 행진이 깨어진 순간이었다.
오타니는 선발 타자 전원에게 삼진을 빼앗았고, 평균자책점을 7.56에서 4.40으로 낮추었다. 올 시즌 3경기 14⅓이닝을 던져 26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130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56K를 남겼다.
타자로는 타율 0.257 홈런 46개 100타점을 올리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됐다.
오타니는 6회 말까지 던진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전 룰 같으면 이후 지명타자로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지난 연말 룰을 개정했다. 오타니를 위한 룰 개정이었다.
선발 투수가 마운드를 내려와도 지명타자 역할은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룰을 바꾸었다. 이에 따라 오타니는 계속 타석에 들어 설 수 있었다. 첫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 1회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에인절스는 타자 일순하며 무려 6점을 뽑아냈다. 그 가운데 2점은 오타니가 1회 두 번째 타석에서 터트린 2루타 덕분이었다. 오타니는 2사 만루서 좌익수 깊숙한 곳에 떨어지는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불러 들였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친 셈이다.
선발 투수가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타석에 두 차례 들어선 것은 야구의 통계 체계가 제대로 잡히기 시작한 19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오타니는 3회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6회 네 번째 타석선 투수 앞 기습번트 안타를 만들어냈다. 장타력을 갖춘 오타니의 기습번트에 대비하지 못한 휴스턴 투수 하비에르가 뒤늦게 1루로 던졌으나 세이프. 올 시즌 3번 째 멀티히트 경기다.
오타니는 8회 마지막 타석서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오타니의 타율은 0.216에서 0.236으로 올라갔다. 홈런 3개 9타점. 오타니는 경기 후 “1회 6점의 타선 지원이 있었지만 긴장을 풀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2점은 자신이 뽑아낸 점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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