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태생에 청주고·연세대 선후배 관계, 민주화운동 투옥도 함께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김영환 전 국회의원 |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6·1 충북지사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노영민(64)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민의힘 김영환(67) 전 국회의원의 맞대결 구도를 구축했다.
김 전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과 오제세 전 국회의원을 제치고 21일 공천을 거머쥐었다.
지난 18일 단수 추천된 노 전 실장도 이튿날 공천이 확정됐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노 전 실장)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김 전 의원)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벌써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방선거 투표독려 대형 현수막 설치 |
청주 출신인 노 전 실장은 충북의 민주당 텃밭으로 불려온 청주 흥덕에서 3선(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문재인 정부에서 주중 특명전권대사와 비서실장(장관급)을 지냈다.
2020년 아파트 매각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이 때문에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부동산 문제로 국민을 실망케 한 분들이 예비 후보자로 등록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충북에서는 당내 거물로 통한다.
역시 청주에서 태어난 김 전 의원은 경기 안산에서 민주당 계열로 4선(15·16·18·19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김대중 정부 시절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다.
애초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가 충북지사로 선회한 그는 20·21대 총선 낙선, 2018년 경기지사 낙선의 아픔을 딛고 고향에서 정치적 재기를 꿈꾸게 됐다.
화려한 정치 이력을 자랑하는 둘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문이다.
노 전 실장은 1976년에 청주고를, 1990년에 연세대(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김 전 의원은 1973년 청주고를, 1988년 연세대(치대)를 나왔다. 김 전 의원이 고교 3년 선배이다.
둘은 1977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투옥된 경험도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8일 경선 토론에서 노 전 실장과의 친분에 대해 "유신 때 앞서거니 뒤서거니 감옥에 같이 갔다. (서울구치소에서 처음 봤고) 홍성교도소로 옮겨져 (서로) 독방에 9개월 같이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노 후보와는 우정을 갖고 있고, 충북의 타고난 정치인으로 생각하고 업적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열린우리당 창당부터 17년간 정치노선을 달리했다. 이 부분을 갖고 (본선에서) 비판하고 토론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경선 승리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선 과정에 자그마한 앙금이 있었더라도 훌훌 털고 원팀으로 12년 민주당 지방정부를 심판하는 일에 동참해 줄 것을 믿는다"며 박 전 차관과 오 전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노 전 실장은 지난 19일 경쟁 상대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되든) 지역경제와 도민의 삶을 위해서 누가 더 적임인지 그것을 가지고 경쟁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만 했다.
노 전 실장과 김 전 의원의 본선 진출로 충북의 수부도시인 청주는 처음으로 민선 충북지사를 배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선 1기 주병덕 지사는 음성, 2∼3기 이원종 지사는 제천, 4기 정우택 지사는 부산, 5∼7기 이시종 지사는 충주 출신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 때 충북에서 과반(50.67%)을 얻었는데, 지방선거의 꽃인 도지사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이 2연승 할지, 민주당이 설욕할지도 주목된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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