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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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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년 만에 다시 예산군 대술면에서 황새 둥지 틀고 번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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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 2세대 '행운'·'현황'이 부부, 새끼 2마리 부화

연합뉴스

예산 대술면 옛 번식지 주변 인공 둥지에서 부화한 황새 새끼들
[예산황새공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예산=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80여년 전 황새가 번식했던 마을에서 다시 황새 가족이 보금자리를 꾸미고 새끼 부화에도 성공했다.

충남 예산군은 방사 2세대 황새 부부가 대술면 궐곡리에 둥지를 틀고 새끼 2마리를 부화했다고 20일 밝혔다.

궐곡리는 1940년대까지 많은 황새가 번식했던 곳이라 '천연기념물 황새 번식지' 기념비가 있는 곳이다.

번식한 황새 부부는 모두 방사 1세대 부모로부터 태어나 인공사육 경험이 없는 야생 황새로, 수컷 '행운'이는 2년간 러시아와 중국에서 지내다 번식 연령이 돼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암컷 '현황'이는 북한과 우리나라 전역을 여행하며 지내다 귀소본능이 강한 황새 습성에 따라 고향을 찾아와 행운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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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들이 황새 번식기간 주의를 당부하며 세운 안내판
[예산황새마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황새 부부는 지난 1월 말부터 번식지 기념비에서 130m 떨어진 인공 둥지탑에 보금자리를 틀기 시작했고, 예산황새공원 연구팀과 사육팀이 먹이 서식지 환경을 마련한 결과 2월 말 4개의 알을 낳았다.

부부가 정성스럽게 알을 품었더니 지난달 말 새끼 2마리가 알을 깨고 나왔다.

둥지탑 주변에는 황새 먹이 습지가 7천580㎡ 규모로 조성돼 있다. 인근 화산천, 달천, 대곡천에도 붕어, 미꾸라지, 개구리 등이 풍부하게 서식해 황새가 먹이 사냥하기에 적합하다.

이번 황새 번식에는 궐곡리 마을 주민의 각별한 사랑도 큰 역할을 했다.

주민들은 번식기간 둥지탑 앞 마을길 대신 우회로를 이용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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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황새 번식지임을 알리는 안내판
[예산황새마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양순 이장은 "우리 마을에 다시 황새가 둥지를 트는 역사적인 일이 생겨 매우 뿌듯하다"며 "청정한 우리 고장에서 황새와 사람이 다시 어우러져 살게 된 게 뜻깊고, 길조인 황새가 다시 찾아와 대술면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산군은 2015년부터 문화재청 지원을 받아 황새를 방사하기 시작했다.

올해 10쌍의 야생 황새 쌍이 예산군을 중심으로 태안(3쌍)과 아산(1쌍)에서 번식 중이고, 현재까지 43개의 알을 낳아 30마리의 새끼가 부화했다.

예산황새공원 김수경 선임연구원은 "마을 주민과 예산군의 노력으로 부화한 2마리의 새끼 황새들은 부모의 보살핌 아래 건강히 잘 자라고 있다"며 "새끼 황새들은 평균 65일 동안 둥지에서 자라는 만큼 6월 초 스스로 날아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min36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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