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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검수완박' 숨고르기?…文 발언 뒤 단일대오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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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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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박주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1소위원장이 18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등 '검수완박' 관련 법사위 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공동취재)2022.4.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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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회에서 공전 중이다.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은 계속해서 "반드시 해낼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막상 상임위 입법절차가 시작되자 강행처리까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설상가상으로 논의가 길어지면서 당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자 전열이 흐트러지는 모습이다.


법원까지 '검수완박' 위헌성 지적...사면초가 민주당


민주당과 국민의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들은 20일 오후 소위를 열고 검찰개혁 관련 검찰청법 일부개정안과 형사소송법 일부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이들은 회의 초반부터 전날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저게'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저녁 소위를 연 뒤 검찰개혁 법안들을 상정했다. 이 과정에서도 대체토론 등 사전 과정을 생략해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박주민 소위원장은 기존 소위에 회부돼 있던 다른 법안과 해당 법안들이 연관돼 있다며 직회부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국회법상 절차 위반이라고 반발했으나 박 소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처럼 초반에는 강하게 나오던 민주당은 소위가 진행되면서 기세가 누그러졌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소위에 출석해 검수완박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데 이어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도 "근본적으로 형사절차를 바꾸는 내용이라 이것은 각계의 의견을 잘 수렴해보고 해당 부분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법원행정처는 법사위에 보낸 의견서에서도 '보완검토' 의견을 밝히며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안의 불명확한 표현들을 검토해 수정하고 인권보호 측면에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검찰개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법원까지 반대하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국회 논의가 우습냐"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은 법원과 검찰 외에도 다양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재심 전문 변호사로서 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김용민 의원님. 검수완박 법안 강행에 본인의 사적 목적이 있다면 멈추셔야 한다"며 "형사사법시스템이 망가질 수 있는 이 엄중한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해야할 일인 것 같다"고 공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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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검수완박' 법안 입법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2022.4.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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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원회도 지난 19일 입장문에서 "검수완박법에 다시 한번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한다"며 "검수완박법은 사법부조차 처음 들어봤다고 말할 정도의 위헌적 법안으로 정당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피해는 힘없는 국민에게 오롯이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전열 흐트러졌나...文 한마디 이후 분위기 바꼈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당시 '만장일치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그렇다"고 답했다. 당시 민주당은 별도의 표결은 진행하지 않았으나 박 원내대표가 당론 채택 여부를 물었을 때 아무도 반대하는 의원이 없었다며 만장일치가 맞다고 했다.

하지만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8일 당내 의원들에게 돌린 친전에서 "당시에는 장차 개정할 법안들이 성안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략적인 방향만 설명을 듣고 당론으로 채택하는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발의된 법안들의 내용 중에는 의총에서 논의되지 않았거나 보고범위를 벗어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송기헌·소병철 등 법사위 소속 검찰 출신 민주당 의원들도 같은날 검수완박 법안 처리 절차에서 빠졌다. 검찰 내부에서 이들 선배 검사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고 법률가로서 법안 처리 과정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의원총회와 비대위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신중론을 펼치고 있고 이소영 비대위원은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면전에서 "우리 당과 정부가 지난 수년 동안 추진해왔던 검찰개혁이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검찰총장과 면담한 뒤 입장을 내놓자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전언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김 총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청와대로 불러 70분간 면담했다.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소용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총장이 중심을 잡아야 하고 그것이 임기제의 이유"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검찰총장의 사표를 반려하며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며 "정말 검찰개혁을 지지하고 민주당 주장대로 지금 아니면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검찰총장의 사표를 그대로 수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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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3.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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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권 말 위험부담이 많은 상황에서 개혁을 추진 중인데 대통령까지 나서서 양쪽 다 옳다고 말하는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 발언 이후 당내에서도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 다음은 총선인데 강성 의원 몇명에게 끌려다니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듯 전국 평검사 대표 207명은 이날 오전 발표한 입장문에서 "검찰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비판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평검사들은 이와 같은 염려를 불식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부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김 총장 면담 과정에서 검찰의 자정기능을 지적하자 즉각 화답한 것이다.


'검수완박' 논의는 제자리걸음...민주당 지도부 결단만 남은듯


이날 법사위 법안소위에 출석해 반대 의견을 피력 중인 한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논의할 것은 더이상 없어 보인다"며 "검찰로서도 반대 논리를 전부 다 설명해 남은건 계속 반복해서 설명하는 것 뿐 새로 만들어낼 논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측에서도 딱히 더이상 할말은 없어 보인다"며 "서로 의견을 충분히 교환한만큼 민주당 지도부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가 중요한 것 같다. 법원마저도 반대 입장을 밝혔고 법조계 뿐 아니라 학계, 시민단체에서도 전부 반대 입장을 내놨다. 결정만 기다릴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켰다. 법사위 소속인 민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서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들이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되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게 됐다. 국회법 57조의2 등에 따르면 안건조정위의 활동 기한은 구성일로부터 90일이다. 안건조정위 소집 시 법안 처리가 최장 90일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각 3인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야당 몫 1명을 무소속에 배정하겠다면서 민 의원을 지정하면 조정위는 여4 야2로 무력해진다.

민주당은 본래 양향자(기재위) 무소속 의원과 박성준(법사위) 민주당 의원을 사·보임해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할 생각이었으나 양 의원이 전날 검수완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날 민 의원을 탈당시켰다. 민주당은 또다시 사·보임을 할 경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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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 박지현(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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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로 검찰 기능을 정상화하려는 우리 민주당의 노력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법안심사 과정에서도 법원행정처, 대검 등의 우려와 검토의견도 반영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법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라는 4월 국회의 입법목표는 흔들림이 없다"며 "이와 함께 국민께 약속드린 경찰개혁에 대한 법적 장치 그리고 한국형 FBI 설립을 통한 국가적 반부패 수사역량의 강화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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