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종합) 10년만에 가입자수 감소…시간외서 주가 25% 폭락]
이제 넷플릭스도 광고를 도입한다.
그간 넷플릭스는 가입자에게 월 구독료만 받고 광고를 내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월 구독료가 더 싼 스트리밍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가입자 기반이 흔들릴 위험에 처하자 월 구독료가 싼 대신 광고를 봐야 하는 구독 모델을 제공하기로 했다.
넷플릭스 로고 |
이제 넷플릭스도 광고를 도입한다.
그간 넷플릭스는 가입자에게 월 구독료만 받고 광고를 내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월 구독료가 더 싼 스트리밍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가입자 기반이 흔들릴 위험에 처하자 월 구독료가 싼 대신 광고를 봐야 하는 구독 모델을 제공하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에 올 1분기 전세계 유료 가입자수가 20만명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10월에 가입자수가 80만명 가량 감소한 이후 10년 남짓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만 해도 올 1분기 가입자수가 250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전망치가 너무 보수적이라며 평균적으로 273만명은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1년 전엔 지난해 1분기에는 가입자수가 398만명 증가했다.
이런 예상과 달리 가입자수가 오히려 줄자 투자자들은 충격에 빠졌고 넷플릭스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25% 이상 폭락했다.
넷플릭스는 게다가 올 2분기에는 가입자수가 200만명 더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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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호황 끝났는데 경쟁은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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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가입자수가 감소하는 이유는 단기적인 요인 2가지와 장기적이고 좀더 근본적인 요인 2가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기적인 요인 첫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이에 따라 러시아 가입자 70만명이 줄게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가입자가 줄지 않았다면 올 1분기 가입자수는 50만명 늘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둘째는 코로나 팬데믹의 종식이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입자수가 지난 2년간 폭발적으로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가입자수가 3700만명이 늘었고 2년째인 지난해에는 1810만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 구독료를 내고 가입할 사람들은 이미 많이 가입한데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며 사회 복귀가 이뤄지자 가입자수 증가는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나 장기적이고 좀더 심각한 문제는 다른데 있다. 첫째는 넷플릭스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계정을 통해 넷플릭스에 접근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올 1분기말 기준으로 전세계 유료 가입자가 2억2200만명인데 아이디를 공유해 넷플릭스에 접근하는 사람들이 1억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3000만명 이상이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디를 공유하는 사람들만 유료 가입자로 전환해도 넷플릭스 가입자수는 1억명 이상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들어 지난 4월18일까지 |
둘째는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 격화다. 현재 스트리밍 시장은 넷플릭스 외에도 디즈니+,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경쟁이 격화되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대신 이를 상쇄하고자 미국과 캐나다에서 월 구독료를 인상했다. 그러자 가입자수가 경쟁업체로 빠져 나가는 역풍을 맞게 됐다.
넷플릭스는 올 1분기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가입자수가 60만명 감소했는데 월 구독료 인상이 일정 부분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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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구독 모델로 위기 돌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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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회장이자 공동 CEO(최고경영자)인 리드 해스팅스는 경쟁 심화와 아이디 공유가 "가입자 확대를 막고 성장을 낮추는 원인"이라며 넷플릭스가 고성장하던 때는 아이디 공유를 줄이는 것이 "넷플릭스의 우선선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 아이디를 공유할 수 있는 구독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이 구독 모델을 도입하면 아이디 공유를 매출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경쟁 격화에 대처하기 위해 경쟁업체들처럼 광고를 보는 대신 월 구독료가 저렴한 구독 모델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광고 없는 영상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 포인트로 내세워온 넷플릭스로선 큰 변화다.
회장 겸 CEO인 해스팅스는 "넷플릭스를 주목해온 사람들은 내가 광고로 인한 복잡성에 반대해왔고 단순한 구독 모델을 선호해왔다는 사실을 알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단순한 구독 모델의 팬인 만큼 소비자 선택권에 대해선 더 열렬한 팬"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광고 기반의 저렴한 가입 모델을 선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르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넷플릭스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6억달러로 1년 전 17억달러에 비해 6.4% 감소했다. 그러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ESP(주당순이익)는 3.53달러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2.89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액은 78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0% 늘어났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79억3000만달러를 밑돌았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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