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윤수경기자] "지금 미술계는 'RM이 본 전시'와 '그렇지 않은 전시'로 나뉜다"
방탄소년단 RM이 전 세계 대중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까지 그 영향력을 확장하며 미술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평소에도 "미술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고 밝혀온 RM은 해외와 전국 미술관, 전시회 등을 직접 방문하며 미술계 핫 인플루언서로 떠올랐다.
RM의 미술 사랑에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RM 투어'가 있을 정도.
미술계에서도 주목해야 할 공간이 된 RM의 SNS 속 전시회를 찾아 '랜선 미술관 투어'를 떠나봤다.
<이재효 갤러리(LEEJAEHY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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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오사카 트리엔날레 조각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이재효 작가는 2004년 서울의 한 호텔 개관 때 로비를 전면 장식하며 생애 첫 작품 판매부터 억대의 판매가를 기록해 단숨에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개인 갤러리를 오픈하는 것이 꿈이었던 이재효 작가는 2020년 양평군 지평면 무왕리에 5개 전시실과 작업실, 그리고 카페로 이루어진 이재효 갤러리를 오픈했다.
전시실을 가득 메운 나무, 돌, 못, 나뭇잎 등으로 만든 이재효 작가의 작품들.
이재효 작가는 "인간과 친숙하고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로 작업을 한다. 나무나 돌, 못은 전 세계 어딜 가나 똑같은 모양이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보든 누구나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사람들은 나무의 속살을 자세히 보지 않는다. 바닥에 있는 낙엽을 천장에 매달고, 무거운 속성을 가진 돌멩이를 띄워놓음으로써 기존에 알고 있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약간의 이동만 주면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진다"라고 작품 감상 포인트를 전했다.
이재효 갤러리에는 작품 이름과 설명이 없다. 이재효 작가는 "내가 설명하는 대로 이해하려고 하면 작품 감상에 방해가 된다. 작품은 내용보다 작품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설명이 없어야 기억을 더 오래 할 것 같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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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약 1시간 반 거리, 양평 외진 마을에 위치한 이재효 갤러리에는 평일 이른 오전 시간에도 관람객들이 꾸준히 방문했다.
방탄소년단 RM이 다녀간 후 그 파급력을 실감하는 것일까.
이재효 작가는 "직원들조차도 RM의 방문 사실을 전혀 몰랐다. 주변 사람들이 말해줘서 알게됐다"며 "RM이 SNS에 사진을 업로드한 후 팔로워가 일주일에 3천 명이 늘었다. 팬들이 갤러리를 방문해 그가 어디 앉았는지, 무엇을 마셨는지, 모든 것을 궁금해하더라. 해외에서 오고 싶다는 댓글들도 많이 달리고 있다"고 RM의 방문 후 달라진 점을 밝혔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대해서는 "고향인 경상남도 합천에 갤러리 카페 개관 작업 중이다. 현장에도 작업실을 두고 작품 2개를 동시에 작업 중이다. 양평과 합천에 각각 둘 생각이다. 합천 갤러리도 많이 찾아달라"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