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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감사원, 건강보험 재정지출 낭비 확인…文케어 손 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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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에 건강보험 재정 관련 감사 보고

감사원 "의료비 과다지출 등 재정누수 확인"

뇌MRI 등 건보 적용 후 부실심사 적발

2018년부터 건보 적자로 재정부담 커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감사원이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와 관련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 케어 도입으로 건강보험 적용은 대폭 확대돼 보장성이 강화됐지만, 부실 심사 등으로 인해 과도한 지출이 이뤄져 건보 재정이 갈수록 악화됐다는 문제점들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문재인 케어’ 관련 지출 항목 감사 실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감사원이 지난해 말 문재인 케어와 관련된 건강보험 재정 관리 실태를 감사한 사실을 보고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차승훈 인수위 부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가진 현안 브리핑에서 “감사원은 업무보고에서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주요 감사 사항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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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대변인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인수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2018년부터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됨에 따라 재정에 부담을 초래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번 감사의 주요 대상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의료 정책인 ‘문재인 케어’로 인한 지출 항목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 부대변인은 “감사 중점사항은 건강보험 재정건전성 관리와 직결되는 재정 운용 및 관리체계, 보험급여 지출구조, 수입 확충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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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간사단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특히 감사원은 문재인 케어 도입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누수 사례는 없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감사원이 인수위에 보고한 주요 재정누수 사례 및 원인은 △외부 심의가 없는 보험정책 결정구조의 폐쇄성 △뇌 MRI 등 보장확대 항목 심사 부실로 의료비 과다지출 △고소득 미등록사업자 피부양자격 인정 등이다.

尹당선인, 대선 당시 `文케어` 수정 필요성 지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케어의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 자료집을 통해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의 무차별적인 급여화로 건강보험 재정만 악화시키고, 요양·간병에 대한 국가지원 체계 공백 등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가장 절실한 문제는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건강보험 보장률을 임기 내 70%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2017년 8월9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문재인 케어 도입으로 비급여 진료를 급여화(건강보험 적용)하고 노인·아동·여성·저소득층 등의 의료비를 대폭 낮췄다. 선택진료비 폐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상급병실(2·3인실) 건강보험 적용, 치료에 필요한 초음파·MRI 검사 건강보험 적용 등이 문재인 케어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문재인 케어 도입 이후 4년 동안 건강보험 보장률은 62.7%에서 66%로 3.3% 포인트 상승했다. 또 보장성 대책으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약 3700만명의 국민이 9조 2000억원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문 대통령이 내세운 건강보험 보장률 목표치(70%)에는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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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반면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점점 악화됐다. 2018년부터 2020년 3년간 3조 5552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2조 8229억원이 늘어 흑자를 기록했으나, ‘문재인 케어’ 도입 이후 급증하던 건강보험 급여 지출이 코로나19로 둔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건강보험료율 인상 불가피…지출 효율화해야

건강보험 재정적자 악화는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건강보험료는 문재인 케어 도입 이후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0%, 2021년 2.89%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사회분과 간사를 맡았으며 현재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인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선 기간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건강보험 재정에서 허투루 돈을 쓰는 게 너무 많다”며 “지출 구조조정을 해서 잘못 쓰고 있는 지출을 효율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케어의 수정 방향은 감사원의 최종 보고서가 나온 뒤 정해질 전망이다. 차 부대변인은 “관련 내용이 업무보고된 상황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감사 보고서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감사원이 감사 보고서를 작성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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