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5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린 박찬혁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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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그렇듯 야구선수의 성장에도 고비가 있다. 지난 7일 LG와 키움의 고척돔 경기는 흥미로웠다. 신인 송찬의(23·LG)와 박찬혁(19·키움)에게 관심이 쏠렸다. 전날 이 둘은 각각 암초에 부딪혔다.
난파 직전에 이를 정도의 강한 충격이었다. 송찬의는 3타석서 무안타 삼진만 두 개였다. 저러다 초반 탈락하는 거 아닐까. 박찬혁 역시 3타석 무안타 삼진 두 개. 이들의 눈앞 신호등 빛깔이 막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뀌려 했다.
이전까진 둘 다 잘해내고 있었다. 그러나 신인들에게 기회란 잠깐의 봄날 같다. 감독은 조바심을 낸다. 7일 경기서도 헤매면 빠질 텐데. 한 번 탈락하면 오랜 기간 지하실에서 지내야 한다. 영영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송찬의는 세 번째 타석까지 무안타. 겨우 몸에 맞는 볼 하나를 얻었다. 8회, 어쩌면 올 시즌 마지막 타석이 될 수도 있다. 이때까지 타율은 0.167. 상대 투수는 사이드암 김동혁. 우타자 송찬의에겐 까다로운 투수 유형이다. 2구째를 두들겨 깨끗한 좌전안타. 살았다.
이번엔 박찬혁. 6회 LG 좌완 김윤식의 초구를 노려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어려운 한 고비가 넘어갔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다. 고졸 신인 타자는 매일 매일이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18일 2군으로 내려간 LG 트윈스 송찬의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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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안타를 때려낸 덕분인지 다음날에도 둘은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날 둘의 운명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송찬의는 8일 NC전서 첫 타석 삼진을 당했다. 그의 신호등 빛깔은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했다.
5회 두 번째 타석. 2구째 때린 타구는 큼지막했다. 넘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올 시범경기서만 6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장타력 포텐이 터질까. 타구는 크고 길게 포물선을 그리며 파울 라인을 벗어났다. 아, 아깝다. 그리고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
박찬혁은 8일 삼성전서 안타 하나를 때려냈다. 9일엔 무안타. 3연전 마지막 날 강렬한 어필에 성공했다. 삼성 백정현을 상대로 5회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1-2의 불리한 볼카운트서 직구를 두들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공은 상대편 김상수에 의해 박찬혁에게 전달됐다. 프로 첫 홈런이었다.
박찬혁은 정글에서 살아남았다. 15일 두산전서 두 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김도영(KIA), 이재현(삼성), 조세진(롯데) 등 신인왕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 빠른 행보다. 18일 현재 타율 0.262, 홈런 2개, 타점 4개, OPS 0.763. 득점권 타율이 0.364나 된다.
송찬의는 18일 2군으로 내려갔다. 8일 NC전서 마지막으로 선발 출전했다. 2타석 무안타. 9일엔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7회 대타로 나섰으나 2루수 플라이.
이후 송찬의의 모습은 타석에서 볼 수 없었다. 시범경기서의 활약이 눈에 맴돌았다. 모처럼 오른쪽 거포를 보나 싶었는데. 2군에서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려 돌아왔으면 한다.
박찬혁은 17일 두산전 5회 2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4-2로 2점 앞선 2사 만루였으니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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