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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용진이형의 선물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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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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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삼성전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는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 왼쪽은 이날 SSG 선발 노경은. /사진=뉴시스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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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삼성전을 고비로 보았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이날 SSG 선발은 노경은(38)이었다. 10일까지 두 경기에 등판해 2승을 거두었다. 3일 NC전 6이닝 무실점, 10일 KIA전 5이닝 1실점.

세 번째 경기는 힘들 것으로 보았다. 지난 해 노경은은 3승 5패 평균자책점 7.35를 기록했다. 지난해도 첫 두 경기는 비교적 좋았다. 1승 1패 5.73. 38살이라는 나이도 감안했다. 더 좋아질 리는 없겠지. 그런데 아니었다.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또 하나는 구단주의 직관이다. 대개의 구단주들은 야구장에 잘 안 나타난다. 야구를 안 좋아해서가 아니다. 직접 본 경기에서 자꾸 패해서다. 한두 번 그러다 보면 징크스가 생긴다. 실제 몇몇 구단주들은 그런 이유로 직관을 꺼린다.

이날 정용진 SSG 구단주는 경기 전 시구를 예고했다. 팀이 개막 10연승을 하면 시구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시구보다 경기 결과에 더 관심이 갔다. 시구하는 날 경기를 망치면 앞으로 직관하기 어려울 텐데.

SSG는 6-2로 이겼다. 2위 LG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성큼성큼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SSG는 당초 상위권으로 예상되긴 했으나 LG, KT에 비해 순위는 높지 않았다. 왜 이렇게 잘나가는 걸까.

지난해와 비교해서 확연히 차이나는 부문이 있다. 투수력이다. SSG의 2021년 팀 평균자책점은 4.82. 10개 구단 가운데 8위였다. 올 해는 18일 현재 2.14로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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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 1위에 올라 있는 SSG 노경은.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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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의 컴백이 큰 도움이 됐다. 마무리 김택형의 재발견도 단단히 한 몫을 했다. 김광현은 2승 평균자책점 0이다. 난공불락의 성이다. 김택형은 7세이브(1위) 1.08. 마운드의 앞(선발)과 뒤(마무리)가 꽉 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등 공신을 꼽으라면 노경은이다. 김광현은 예상 안에 있는 결과이지만 노경은은 망외 소득이다. 선발요원 박종훈과 문승원이 이탈한 상태여서 SSG는 초반부터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노경은이 둘의 공백을 너끈히 메꾸어주었다. 38살의 낡은 어깨는 오히려 평균 속도를 끌어 올렸다. 롯데 시절 평균 139.7㎞에서 143.3㎞로 향상됐다. 60대 산악인이 히말라야 8000고지를 정복한 셈이다.

올 시즌 SSG에 또 하나 큰 변화가 있다. 올 초 40억 원을 들여 구장 내 클럽하우스와 부대시설을 개조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나 김광현이 놀랄 정도로 좋은 시설이다.

클럽하우스는 몸을 준비시키고 마음을 쉬게 하는 곳이다. 그게 얼마나 효과적인가는 SSG의 현재 성적이 말해주고 있다. SSG 김원형 감독은 “좋은 선물(클럽하우스)을 받았는데 좋은 선물(10연승)로 갚아드렸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에는 두 명의 구단주 형이 있다.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와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다. 이 둘은 ‘용진이형’과 ‘택진이형’으로 불린다. 원정 경기 숙소 1인 1실을 처음 정착시킨 택진이형은 2020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들에게 새 집을 선물한 용진이형은 올해 어떤 성적표를 손에 넣을까. 18일 현재 SSG는 2위와 3게임 차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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