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로키 /지바 롯데 마린스 SNS |
[OSEN=이상학 기자] 한미일 프로야구 사상 첫 2경기 연속 퍼펙트 게임에 도전하던 ‘레이와의 괴물’ 사사키 로키(21·지바 롯데 마린스)에겐 아쉬움이 없어 보였다. 감독의 판단을 존중하며 쿨하게 대기록 도전을 포기했다.
사사키는 지난 17일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동안 102개 공을 던지며 14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를 펼쳤다. 최고 163km, 평균 159.7km 강속구와 150km 안팎의 고속 포크볼을 앞세워 세이부 타선을 압도했다. 지난 10일 오릭스 버팔로스전 9이닝 19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게임에 이어 2경기 연속 대기록에 도전할 기회가 눈앞에 왔다.
그러나 지바 롯데 타선이 8회까지 한 점도 지원하지 못하면서 경기는 0-0 동점으로 흘렀다. 결국 사사키는 9회 시작과 함께 마무리투수 마스다 노오야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총 투구수 102개.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6인 선발 로테이션인 일본프로야구를 감안하면 9회에도 충분히 던질 수 있는 개수였다.
하지만 이구치 다다히토 지바 롯데 감독은 사사키를 교체했다. ‘데일리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구치 감독은 “투구수 100개까지만 생각했다. 정말 훌륭한 피칭이라 가능하면 끝까지 보고 싶었다. 팬들도 보고 싶었겠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 8회까지가 한계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구치 감독은 “기록도 기록이지만 팀 승리와 1년간 선발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고 제대로 도는 것이 중요하다. 투구수가 적었다면 9회에도 등판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오늘 경기에선 아니었다. 7회 종료 시점부터 사사키의 피로를 느꼈고, 우리 점수가 났어도 8회까지만 던졌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지바 롯데가 니혼햄에 0-1로 패배했다.
사사키도 이구치 감독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사키는 “지난 경기보다 컨트롤이나 구질이 좋지 않았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아 던질 수 있었다. 수정할 점이 많은 경기였다”며 8이닝 퍼펙트 중 교체에 대해서도 “팀이 이기기 위한 결정이다. 내가 할 일은 다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사키는 “경기 중 피곤한 느낌도 있었다. 수뇌진의 판단이다. 경기 중에도 키무라 류지 투수코치와 이야기하면서 수긍하는 형태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17이닝 연속 퍼펙트의 사사키 로키(오른족)가 포수 마쓰카와 코우와 이야기하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지바 롯데 마린스 홈페이지 |
기록 욕심에 대해선 “한 이닝만 더 던졌으면 좋았을 텐데 오늘 투구 내용은 야수들의 수비 도움을 받은 부분이 많다”며 “투수의 역할은 점수를 주지 않는 것이다. 나 스스로는 속으로 안타를 맞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한다”며 퍼펙트 기록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사키는 지난 3일 세이부전 8회 2사부터 52타자 연속 퍼펙트로 메이저리그 기록도 넘었다. 메이저리그에선 지난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스메이로 페팃이 2014년 7월23일부터 8월29일까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8경기 15⅓이닝 46타자 연속 퍼펙트다 최다 기록. 선발 기준으로는 마크 벌리가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인 2009년 7월19일부터 29일까지 3경기에서 15이닝 45타자 연속 퍼펙트에 성공한 바 있다. 7월2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9이닝 6탈삼진 퍼펙트 게임이 포함됐다.
역대 2경기 연속 퍼펙트 게임은 메이저리그에도 없다. 2경기 연속 노히터 게임은 딱 한 차례 있는데 지난 1938년 6월12일 보스턴 비스전 9이닝 3볼넷 4탈삼진, 16일 브루클린 다저스전 9이닝 8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2경기 연속 달성한 조니 밴더 미어가 그 주인공이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