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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못 벌고 경쟁자는 또 나타나고…K-OTT 어쩌나

매경이코노미 반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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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못 벌고 경쟁자는 또 나타나고…K-OTT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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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OTT 업체 로고 (각 사 제공)

주요 OTT 업체 로고 (각 사 제공)


‘역대급 성장’에도 웃지 못하는 업계가 있다. 바로 OTT 업계다.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규모와 매출이 급성장했지만, 수익성 악화·가입자 둔화라는 문제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 OTT 업계는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웨이브와 티빙의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양 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2301억원, 131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대비 28%, 750% 성장한 수준이다.

사용자 수도 초창기 대비 대폭 올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넷플릭스·웨이브·티빙·쿠팡플레이·디즈니+·시즌·왓챠 등 국내 주요 OTT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안드로이드 기준)는 1986만명에 달했다.

매출과 규모가 급등한 OTT 업계지만 속은 타들어간다. 수익성이 꾸준히 악화되고 있어서다. 앞서 매출이 크게 오른 웨이브와 티빙의 경우 매출 상승폭보다 적자 증가폭이 더 컸다. 두 회사는 2021년 각각 558억원, 76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230%, 1130% 늘어난 결과다.

수익의 기반이 되는 ‘가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도 문제다. 국민 절반가량이 이미 OTT를 이용하고 있어 신규 구독자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OTT 사용자 증가율은 2%에 그쳤다. 매년 20%씩 성장해오던 이용자 증가세가 꺾였다.

여기에 OTT 업계를 위협하는 ‘메기’의 등장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예가 ‘FIFA+’ 등장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만든 스포츠 전용 OTT다. 주요 축구 경기 영상을 구독자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현재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그동안 스포츠는 한계에 부딪힌 OTT 업계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뽑혔다. 티빙, 쿠팡플레이 등이 거금을 들여 축구 경기·메이저리그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유는 단 하나. 스포츠 팬을 끌어들여 ‘구독자 증가세’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막강한 콘텐츠 소유자인 피파 같은 단체가 스포츠용 OTT 시장에 뛰어들면 이 모든 게 허사가 된다. 넷플릭스·애플TV·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강자와의 경쟁도 벅찬 게 국내 업계의 현실이다. 피파·MLB 등 단체가 작정하고 OTT를 만들면 또 하나의 만만찮은 상대가 생기게 된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요 업체들은 ‘OTT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책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4월 12일 열린 한국OTT포럼 세미나에서 관계자들은 OTT 산업 육성 지원책이 마련되는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은 “대한민국 OTT들은 비즈니스 모델(BM)이 완성되지 않았다”며 “이 상황에서 방송통신발전기금, 영화발전기금, 음악저작권료 등을 걷겠다는 얘기가 나오면 BM이 무너진다”고 밝혔다. 또 “BM을 만드는 데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덧붙였다.

[반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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