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정부, 파키스탄 대사 불러 항의…아프간 주민은 파키스탄 규탄 시위
파키스탄군이 극단주의 세력 근거지 공격하려한 듯
16일 파키스탄군의 공습을 규탄하는 아프간 호스트주의 시위대.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파키스탄군의 공격으로 인해 국경 인근에서 살던 자국민 수십 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고 dpa통신 등 외신과 아프간 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의 지역 관리들은 dpa통신에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인근에서 파키스탄군의 공습과 포격이 발생, 어린이와 여성 등 45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에 따르면 동부 호스트주에서는 지난 15일 밤 아오와 등 여러 지역에서 파키스탄군의 공습이 발생, 민간인 40명 이상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북동부 쿠나르주에서도 최근 며칠간 포격이 이어지면서 어린이 5명과 여성 1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아프간 하아마통신은 당국 관계자와 주민을 인용, 파키스탄군 공격으로 인해 호스트주와 쿠나르주에서 40명 가까이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언론은 파키스탄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근거지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TTP는 '탈레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지난해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는 별개의 조직이다.
이 단체는 2007년 파키스탄 내 이슬람 무장단체 13개 연합으로 결성됐으며, 파키스탄 현 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보고 파키스탄에 이슬람주의에 입각한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며 지난 2월과 3월 등 최근 여러 차례 아프간 국경 너머에서 파키스탄 쪽으로 총격을 가해 파키스탄군을 숨지게 한 바 있다. 파키스탄 북부에서 여러 테러도 일으켜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파키스탄군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아프간 파키스탄 대사관 측은 언론에 보도된 공습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국경 지대를 순찰하는 파키스탄 군인. |
이에 탈레반 정부는 주아프간 대사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아프간 영토 내에서 발생한 파키스탄 측의 포격과 공격에 대해 매우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전쟁이 발생한다면 양쪽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스트주에서는 이번 공격과 관련해 파키스탄을 비난하는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파키스탄과 탈레반은 과거부터 우호적 관계를 이어온 사이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탈레반이 1990년대 중반 결성 이후 파키스탄의 군사 지원 속에 급속히 힘을 키워나갔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파키스탄에 사는 파슈툰족은 마드라사(이슬람 학교)에서 양성한 '학생'을 탈레반 전사로 꾸준히 지원해왔다. 아프간 남부 등에도 널리 사는 파슈툰족은 탈레반의 세력 기반이다.
다만, 아프간과 파키스탄은 그간 국경선(듀랜드 라인) 문제를 놓고는 갈등을 빚어왔다.
듀랜드 라인은 1893년 영국령 인도와 아프간 군주 간 협정 체결로 그어졌는데 아프간 측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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