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본부로 첫 출근…"대화 모멘텀 어떻게 만들지 고민"
대북전단금지법엔 반대 입장 "헌법적 관점에서 문제 있어"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출근 |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14일 "북한이 핵무기가 있고 핵 개발을 계속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정상화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이날 오전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의 후보자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정상화의 선후관계를 묻는 말에 "(북한의) 비핵화 자체가 남북관계 정상화로 가는 같은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측을 향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던 지난 5일의 담화를 언급, "얼마 전 북측에서 발표한 것도 있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남쪽에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관계만 정상화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남북관계의) 큰 걸림돌 중 하나가 핵 문제"라며 "핵 문제 위협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진전되는 게 남북관계의 정상화"라고 거듭 밝혔다.
또 권 후보자는 "상대가 대화에 안 나올 때 우리가 끊임없이 당근만 던져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남북대화 재개에 대해선 쉽지 않지만 계기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권 후보자는 "지금 남북대화가 단절된 상황이고 북한이 계속 탄도미사일 도발을 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낼지에 대해 저도 사실 고민이 많다"면서 "모멘텀을 만들기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단은 대화가 시작돼야 개선의 방향이 잡힐 수 있으니 초기에 하루빨리 그런 모멘텀을 만들어내려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을 제가 다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초석이라도 만들겠다는 각오로 지명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장관 취임 후 북한에 직접 대화를 제의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자 "대화 요청은 당연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입장 밝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서는 기존에 밝힌 소신대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권 후보자는 한 언론사에 기고한 글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북한사회와 북한동포들을 백안시한 것"이라며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날도 "대북전단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그런 부분을 법으로 규제하는 건 헌법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해 당시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 입장을 현재도 유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선 "좋은 요소가 있다면 얼마든지 채택하고, 그러나 우리가 받아들이기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놓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앞서 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권 후보자가 통일부 장관으로 입각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선 "행정부는 제가 아니라도 여러 전문가들이 많이 계시니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당은 경험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 제가 당에서 일하는 게 윤석열 정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첫 조각인 만큼 당선인의 뜻에 따르는게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수락 배경을 밝혔다.
현재 권 후보자는 인수위원회 부위원장도 맡고 있는 만큼 당분간 삼청동 및 통의동의 인수위 사무실과 남북회담본부를 번갈아 출근하며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ykba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