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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지하철 막고 악플 안 받길 기대했나”…전장연 대표 “21년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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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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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 스튜디오에서 JTBC 프로그램 ‘썰전라이브’ 생방송 일대일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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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생방송으로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 이 대표는 정치권에서 장애인 이동권, 예산 등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박 대표의 요구에 “대한민국에는 장애인 이동권 못지않게 중요한 우선순위 사업들도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이 대표의 혐오표현으로 겪은 피해 사례를 언급하자, 이 대표는 “지하철 막은 다음에 악플을 안 받길 기대하셨나”라고 했다. 박 대표는 “21년을 이야기했던 내용들을 또다시 반복해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이날 오후 JTBC <썰전 라이브>에서 장애인 이동권, 예산, 시위 등을 두고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은 전장연이 제안하고 이 대표가 응하면서 성사됐다.

토론은 박 대표의 시민들을 향한 사과와 이 대표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말로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작됐다. 박 대표는 “장애인들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많은 불편들을 끼쳐서 죄송하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를 향해서는 “전장연의 외침을 특정 부분만 편집해 갈라치고 왜곡하고 경고하고 있다”며 “꼭 사과를 해주길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장연이 저희와 파트너십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전장연의 주장이 모든 상황에서 최우선적으로, 100% 옳은 의견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달라”며 “시민들께 사과를 하신 것에 대해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절박함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같아서 100%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당을 거치지 않고 직접 시민들에게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에 대해서는 저희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토론이 본격화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 대표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가 적절했냐를 따졌고, 박 대표는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인 정치권의 반복되는 약속 불이행, 장애인 인권 개선 방향 등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이 대표가 “이동권에 대해 정치권이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이 혹시 있었나”라고 묻자 “안 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안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장애인이 ‘이동하자’ 그러면 안 된다는 정치권이 세상이 어디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박 대표는 1999년 혜화역 장애인(장애인이동권연대 투쟁국장 이규식) 휠체어 추락사고를 언급하며 “시위의 핵심은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문제뿐만이 아니라 서울시장님들한테 죽음에 대해 사과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지체장애인 추락 사망 사고에 대해 “에스컬레이터는 진입목을 막았어야 한다. 서울교통공사 구간은 모두 다 막혀 있다”며 “그런데 민자라는 이유로 (막는 것을) 권고만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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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서울 상암동 JTBC 스튜디오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JTBC 프로그램 ‘썰전라이브’ 생방송 일대일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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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돌아가신 분이 참 안타깝다지만 20m 거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동휠체어를 타고 에스컬레이터를 오르신 것에 대해 봉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분이 돌아가셨다고 하는 것은 다소 과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전자레인지 안에 얼굴을 집어넣지 마세요’라는 안내가 돼있는데 그런 것처럼 안내문을 지하철에 다 하라는 얘기인가”라고 되물었다. 박 대표는 “비장애인 입장에서 보면 왜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타냐고 개인의 탓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국가라면 그 위험을 방지해야 할 책임이 있는 거 아닌가”라며 “그걸 비겁하게 장애인 탓이라고 하나. 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저희가 지하철을 탄 이유도 지하철 문제만 있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더 이상 죽기 싫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가 “전장연에서 정책적으로 제안한 건 저희가 다 검토한다”고 말하자 박 대표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검토하겠다는 말은 20년 동안 똑같다”며 “그런데 저희가 어떻게 믿겠나. 20년 동안 양당이 지배했으니 둘 다 약속을 안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저상버스 도입을 두고도 이 대표가 “이번 대선 후보 공약 중에 누가 고속버스 시외버스 저상하겠다고 했는지 아나. 윤석열 당선인”이라고 말하자 박 대표는 “그 정도는 다 한다”고 받아쳤다. 이 대표가 “누가 다 하나. 심상정 후보는 50%만 하겠다고 했다”고 말하자 박 대표는 “심 후보는 몇 년 내 50%를 하겠다고 (정확한 수치를) 말했다. 그냥 ‘확대하겠다’는 건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저상버스를 확대하고 특별교통수단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대표의 혐오표현으로 겪은 피해 사례를 언급했다. 박 대표는 “이 대표가 볼모라고 하는 것에 따라 저희들한테 어마어마한 욕설이 많이 온다”며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떤 메시지가 나갔을 때 저희들한테 다가오는 위협은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하철을 타면 (어떤 이들이) 대표님과 똑같은 언어를 가지고 저희들을 조직적으로 괴롭힌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저도 보수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해서 가끔 과격한 소리로 제 부모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까지 듣는다”며 “악플이 싫은 건가. 혐오가 싫은 건가. 지하철 막은 다음에 악플을 안 받길 기대하셨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장연이 출입문이 닫히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할 필요가 있었냐고 지적했다. 그는 “탑승 시위 그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지하철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결국에는 뜻을 관철시키려고 한 거 아닌가”라며 “그래서 그 부분을 비문명적이라고 한 것이고 꼭 출입문을 닫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했어야 했나”라고 물었다. 박 대표는 “탑승 시위나 문에 (휠체어를) 끼어 놓는 시위나 저희들 입장에서는 (시위라는 점에서) 똑같은 것”이라며 “의도를 가지고 집회했다고 그 행위 자체를 문명과 비문명으로는 가르지는 않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모든 시위는 교통이 막히고 불편을 호소한다”며 “그런 집회를 했다고 비문명이라고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토론을 마치며 “오늘 토론이니까 이 대표가 좀 준비를 하고 인수위에 있던 것들에 대한 검토를 해서 이야기를 하실 줄 알고 기대했다”며 “이야기들의 전반을 보면 해법에 대한 구체성들을 가질 수가 없다. 21년을 이렇게 이야기했던 내용들을 또다시 반복하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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