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부, 유엔난민기구에 150만달러 기부
尹 당선인 측 "새 정부는 지원 더 늘릴 것"
폴란드로 피난한 우크라이나 난민 대부분은 자녀와 함께 온 엄마들이다. 지금까지 유엔난민기구는 현금 지원 프로그램에 5600가구가 넘는 가족을 등록했다. 사진은 난민 모자를 유엔난민기구 직원들이 상담하는 모습. 유엔난민기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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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이웃 폴란드로 떠난 난민은 약 250만명에 달한다. 폴란드 내 임시 거처에 머무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우리나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무기도 제공해달라”고 부탁했으나 현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13일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는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긴급히 지원하는 데 써달라”며 150만달러(약 18억5000만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대표부는 “이 기여금은 폴란드 바르샤바, 크라코프와 같은 주요 난민 수용 지역에서 3개월에 걸쳐 3300명이 넘는 난민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며 “유엔난민기구가 재정적 지원을 하는 난민 10명 중 1명은 여성과 어린이”라고 소개했다.
현재까지 약 250만명의 난민이 우크라이나를 떠나 폴란드에 입국했다. 이들 중 일부는 폴란드를 거쳐 다른 국가로 이동했지만, 유엔난민기구는 대부분 폴란드에 그대로 남아 있는 실정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폴란드대표부 마린 딘 카히도프사이 대표는 “한국 정부의 기여금 덕분에 폴란드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폴란드 사회복지 서비스에 흡수되고 자립할 때까지 꼭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유엔난민기구는 식량을 사고, 집세를 내는 등 난민들이 정착 초기에 존엄성을 지키면서 생계에 꼭 필요한 것을 충족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도 “한국 정부는 폴란드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한 국가가 있는 곳에서 난민들을 돕는 데 힘쓰고 있다”며 “이러한 난민 사태에는 인도적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의 강화된 협력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1개월도 채 안 남은 문재인정부 임기가 끝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식으로 취임하면 우크라이나를 위한 한국의 기여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 측 배현진 대변인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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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지원과 별개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무기 공급도 호소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우리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연설에서 “러시아의 군함과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군사장비가 한국에 있다”며 “이런 무기를 받게 되면 일반 국민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문재인정부는 ‘살상용 무기의 제공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기 지원과 관련해선 윤 당선인 측도 “현 정부가 무기 지원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당선인은 그런 사실이 있다는 정도만 확인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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