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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살인' 이은해 "내연남 있다"…그알PD 비하인드 첫 공개

중앙일보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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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살인' 이은해 "내연남 있다"…그알PD 비하인드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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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계곡 살인' 사건 용의자 이은해(오른쪽)와 조현수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가평 계곡 살인' 사건 용의자 이은해(오른쪽)와 조현수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8억원의 보험금을 노려 남편을 죽게 만든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31)씨를 2년 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제게 내연남이 있다”고 태연하게 말하는 등 미심쩍은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이 알고 싶다’ 김영태 PD는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씨와의 첫 통화 등 제작 과정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김 PD는 “저희가 보험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보험사와 분쟁 중인 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제보 요청 글을 냈는데 메일이 왔다. 그 메일 제목이 이렇게 시작한다. ‘대형 보험사의 불법 만행을 고발합니다’. 2020년 3월 이씨가 보낸 거다. 그래서 그날 처음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9년 6월 남편 윤모씨가 계곡에서 다이빙을 했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뒤 5개월이 지난 시점에 보험회사에 남편의 생명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며 지급을 거부당하자 2020년 4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보험사의 만행을 고발한다는 취지로 제보했다.

하지만 김 PD는 이씨와 여러 차례 통화를 나누면서 어느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남편이 사망한 사건인데 당연히 있어야 되는 어떤 슬픔, 안타까움 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 사건을 매우 건조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계곡에 놀러간 사람들이 남편의 지인이 아닌, 본인의 지인들로만 구성돼 있었다는 것도 의아했다. 가장 결정적인 건 너무 건조하게 ‘제가 내연관계에 있었는데, 그 내연남도 계곡을 같이 갔어요’라고 저희에게 말한 점이다”라고 했다.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이은해(31·여)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 [사진 인천지검]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이은해(31·여)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 [사진 인천지검]


김 PD는 이씨의 이야기를 아무리 들어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며, 그때부터 가평 계곡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 PD가 이씨, 공범인 조현수씨와 통화하면서 느낀 점은 ‘보통내기가 아니다’라는 거였다. 김 PD는 “보통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전화하면 당황하는데 말을 잘 돌렸다. 다른 주제로. 오히려 저한테 번호를 어떻게 알았냐고 더 공격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이 불법과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많이 경험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목격자는 6명이다. 이씨와 조씨를 빼면 4명. 김 PD는 “그중 공범으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 또 사망한 윤씨를 처음 본 분도 있다. 그 무리에 처음 낀 거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어떤 다른 사람을 일부러 섭외하고 캐스팅해서 그 현장에 데리고 간 것이다, 그만큼 치밀하게 이 사건을 준비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제작진은 윤씨가 사망하게 된 원인부터 다시 되짚어봤고, 2020년 10월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가평계곡 익사 사건 미스터리’ 편을 내보냈다. 이후 재수사가 시작됐고 2022년 3월30일, 이씨와 공범 조현수(30)씨에 대한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계곡 살인’ 사건 개요 ‘계곡 살인’ 사건 개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계곡 살인’ 사건 개요 ‘계곡 살인’ 사건 개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씨에 관한 후속 보도는 23일 방송될 예정이다. 김 PD는 이씨의 이전 남자친구 사망사건, 이씨가 윤씨에게 복어독을 먹였다는 의혹 등을 다룬다고 예고했다.

‘이은해씨가 윤씨를 평소 어떻게 대했냐’는 질문에 김 PD는 “요구할 것을 아주 강단 있게 요구했다. ‘어떻게 해야 해’라고 지시를 내리고 서슴없이 요청했다. 윤씨가 어렵게 사는 걸 알아도 번 돈은 ‘다 나한테 줘야돼’ 이런식이었다”고 했다. 반대로 조씨는 윤씨를 ‘형님 형님’이라고 부르며 깍듯하게 대했다고 한다. 김 PD는 “형님이라며 비위를 맞춰줬다. 하지만 이용할 건 다 이용하는. 그래서 좀 더 악독하고 무섭게 보인다”라고 했다.

김 PD는 윤씨에 대해선 "어떻게 해서든지 이 사람이 원하는 걸 이뤄주고 싶었던 걸로 보인다. 그래서 열심히 일을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은해는 윤상엽 씨를 사랑했는가. 전혀 그렇게 볼 수가 없다. 한 사람을 그냥 도구로 최대한 뭔가를 이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너무 많은 흔적이 남아 있다. 참 안타깝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PD는 끝으로 "이은해, 조현수가 어떤 걸 상상하든 또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사기관과 저희 취재진들이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그냥 잘 있다가 잘 검거돼라,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경고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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