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센터 다음달 5일까지
로버트 테리엔 'No title (folding table and chairs, green)' |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높이 3m에 달하는 접이식 책상과 의자. 주변에 널린 익숙한 사물이지만, 의자에 앉는 대신 올려다보는 관람객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실재와 허구 사이를 오간다. 책상과 의자 옆에 서면 작품을 한 눈에 조망할 수도 없다. 이리저리 여러 각도에서 둘러봐야 한다.
로버트 테리엔(1947∼2019)은 일상적 사물을 극단적으로 확대하거나 축소하길 즐겼다. 마르셀 뒤샹의 레디메이드 개념과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만화적 상상력을 결합했다.
미국 현대미술 작가 로버트 테리엔의 개인전 'at the time'이 1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3년 전 작고한 이후 첫 개인전이다. 작가가 자신의 자화상과도 같다고 말했던 눈사람 조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로버트 테리엔 'No title (running feet)' |
이번 전시에서는 드로잉·사진·판화 같은 평면 작품들도 선보인다. 작가는 드로잉과 판화를 조각의 밑작업이 아닌, 독립적인 작품으로 여겼다.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 출발하는 만화적 상상력을 2차원에도 펼쳤다. 신체의 일부만 그려 인물의 존재를 상상하도록 유도하고, 종이의 구겨짐으로 역동성을 구현해내기도 한다.
작가는 거대한 크기의 조각 작품으로 유명하지만, 알고 보면 매우 작은 크기의 작품들을 더 많이 남겼다. 작품의 크기를 통해 익숙한 사물을 다시 보게 하면서 대상과 인간의 상호관계를 탐구했다.
김선희 독립큐레이터는 "매우 작은 사건들을, 매우 크게 확대한 테러리스트다운 태도를 지녔지만, 오히려 작고 사소한 것을 더욱 사랑했고 천진난만한 것을 즐기는 예술가였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 5일까지.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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